가난한 사람들의 기억은 벌써 부자들의 기억만큼 풍요롭지 못하다. 자기들이 사는 곳에서 떠나는 적이 거의 없으니 공간적으로 가늠할 만한 표적이 더 적고 그게 그 턱인 단조로운 생활을 하니 시간적으로 가늠할 만한 표적이 더 적었다. 물론 가장 확실한 것은 마음의 기억이라고 흔히들 말하지만 마음은 고통과 노동에 부대껴 닳아 버리고 피곤의 무게에 짓눌려 더 빨리 잊는다. 잃어버렸던 시간을 되찾는 것은 오직 부자들뿐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잃어버린 시간은 그저 죽음이 지나간 길의 희미한 자취를 표시할 뿐이다. 그리고 잘 견디려면 너무 많이 기억을 하면 못 쓴다. 매일매일, 시간시간의 현재에 바싹 붙어서 지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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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지친 몸을 이끌고 극장에서 내려왔다. 누가 무엇을 할수 있을까? 인간은 성뿐 아니라 어떤 일에서나 맹목적으로 움직여 왔고, 진창에서 빠져나왔다가 이 우연한 인과들이 끝나는 지점에서 다시 진창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태어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2천 년 전 바로 이곳에서 배우들은 탄식했다. 허무함과 거리가 먼 그 말조차 허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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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5) 그는 스스로의 한계를 알기에 어떠한 확신을 주장하지 않는 회의주의자임을 스스로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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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빛
미야모토 테루 지음, 송태욱 옮김 / 바다출판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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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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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 기형도 30주기 시전집
기형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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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힘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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