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리는 컨셉의 법칙]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끌리는 컨셉의 법칙 - 세계적 히트상품 속 정교한 컨셉의 비밀 17
김근배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컨셉'이라는 말은 실제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말이지만, 컨셉이 뭐냐고 물어봤을때 그것을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언어는 명백하게 정의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사용하는 방식이 사람마다, 지역마다, 시대마다 달라지는 것도 하나의 이유라면 이유겠지만,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거나 확인하지 않고 사용하는 것이 더 큰 이유라고 생각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처음부터 'concept'의 어원부터 시작해서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차분히 설명하고 있다. 그러한 컨셉이 결국 무엇을 위한 것인가 하는 것까지..

하지만, 그러한 컨셉이 결국은 사람사는 세상에서 좀 더 이해를 돕기 위해서, 마케팅의 측면에서 제품을 알리고 팔기 위해서라는 것을 분명히 해두고 있다. 물론 그것이 실증적인 방법으로 검증되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가지는 힘을 여러가지 사례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자신의 주장 하나를 말하기 위해서라도 반박을 의식해서 확실한 이유와 철저한 검증을 필요로 한다. 그것 때문에 실증주의 방법론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본문에서 말하는 것처럼


p.5

  "기존 사회과학에서 채택하고 있는 실증주의는 사실 인문학에서 제공하는 많은 통찰들을 간과할 수밖에 없습니다. 상징이나 비유처럼 실생활에서는 광범하지만 실증적 방법으로 다룰 수 없는 인간사의 주제는 너무나 많습니다. 그리고 어떤 통찰은 실증하지 않아도 명백한 것들이 있습니다.

- 중략 -

  실증적 검증이라는 벽에 부딪혀 유용성이 좋은 통찰들을 외면하기엔 현실의 고민은 넓고도 깊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실증주의가 문제가 아니라 지나친 실증주의가 문제라는 점을 밝혀둡니다."


라고 언급하고 있는것처럼, 지나친 실증주의로 가는것에도 문제는 확실히 존재한다. 그래서 인문학적 통찰이라는것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언젠가, 학문의 발달에 대해서 다른 교수님들과 우연히 이야기를 하게 된 적이 있었다. 철학과 같은 인문학에서 어떤 현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 사회과학 분야로 넘어와서 그것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게 되고, 경제학이나 경영학에서 그것들을 모아 법칙을 만든다고. 모든 것들에 대해서 이러한 과정이 진행되는 것은아니지만, 학문의 위치라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책에서 말하는 컨셉이라는게 현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결국은 그러한 고민들이 모여서 하나의 방법이 될거라고 믿고, 그러한 컨셉을 하나씩 뜯어 분해를 해놓은 책이랄까?


p.24

  "특히나 마케팅에서의 컨셉은 '다른 제품이 아닌 바로 이 제품을 사야 할 이유'를 소비자에게 제시하여 구매동기를 자극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가 제품을 사야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결국 마케팅에서의 컨셉과 같이 소비자에게 그 이유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개발비만 날리는 꼴이 될테니까.. 실생활과 비교해보면, 정책 당국자들이 정책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국민들에게 구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와 같다랄까. 어떤 정책을 실시할때 그것이 국민들에게 충분한 이해와 동의가 구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하게 되면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것과 같은 문제이다. 정책이라는 것은 언제나 양면성을 가지고 있어서 이익을 보는 사람이 있으면 피해를 보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각자의 이해를 잘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책을 꽤 재미있게 읽었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이 책의 컨셉을 잘 이해하지 못하겠는건 나만의 느낌인지 모르겠다. 공부를 계속하게 되면서 느끼고 있는 점이지만, 책이라는 것은  그 분야의 학문을 계속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쓰는 책과, 일반사람들에게 학문의 소개를 위한 책과 같은 두 분류가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나 경영경제 분야의 책들은 그러한 두가지 성향중의 하나를 띄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은 두 분류 중에 가운데 쯤에 위치했다고 해야할까, 반대로 말하면 어느쪽에도 환영받기 힘들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컨셉의 비밀이라는 큰 분류하에서 법칙 17가지를 소개하고 있기는 하지만, 법칙의 숫자를 조금 줄이더라도 나같은 경우는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해주기를 원했었다. 성공이라는 것은 그러한 컨셉하나를 잘 잡았다고 해서 쉽게 이루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실제로 컨셉을 잘 잡아서 시장을 공략했다고 해서 그것이 지속되는가는 다른문제이고, 성공한 당시에 시장상황에 따라서 같은 컨셉을 잡더라도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통제변수나 지속성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 있지 않다. 대부분 컨셉을 잘 잡아서 성공한 해의 매출액만을 보여주고 있으며, 실패한 경우도 컨셉을 잘 못 잡아서 실패한 경우를 말하고 있을 뿐 그것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이러한 경향이 더 심해진다고 느끼는건 나만의 느낌인지 모르겠다. 

  책 표지에서 사례로 나오는 '몰스킨'의 경우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여서 자세히 읽어보고 싶었지만 이 책에서 소개되어 있는 부분은 스토리를 잘 발굴해서 성공했다는 이야기만 기록되어 있었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몰스킨은 다른 제품과의 차별성을 지니는 종이 질의 문제부터 시작해서 잉크가 잘 번지지 않는다던지,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해서 같은 사이즈에 다양한 디자인을 출시하여 소비자 선택 폭을 늘려준다던지, 최근에는 개인 소유의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서 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던지 하는 부분은 전혀 들어가 있지 않았다. 

  '성공'이라는 말은 '컨셉'이라는 단어 하나로 그렇게 쉽게 정의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브랜드가 당시에 괜찮다고 해서 계속해서 괜찮을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에. 내가 몰스킨을 알게 되고 쓰기 시작한 것도 벌써 10년 정도가 되어가고 있는데, 그 동안에 조금씩의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지 그것만 아니라면 상대적으로 비싼 제품을 계속해서 구매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제품을 선택할때마다 다시 원점부터 검토하는 성격이라 더 좋은 제품이 있다고 하면 언제든지 옮겨갈 수 있기 때문에, 제품 충성도 같은건 옛적에  팔아먹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이유로 더욱 이 책이 아쉬운 느낌이 든다. 이 책은 대학원 수준에서 사례집으로 소개되어 그에 따른 추가적인 연구를 하기 위한 기초자료집 정도의 의미는 충분하겠지만, 일반적인 독자가 읽기에는 꽤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드는 것이다. 너무 많은 것을 한번에 담아내다 보니 이쪽 저쪽이 다 부족해져 버린 그런 책을 보는 것 같다. 차라리 시리즈 형태로 제작해서 분권을 했으면 어땟을지 하는 아쉬움이 계속해서 남는다.


추가적으로 읽으면서 생각해볼만한 글귀들을 조금 적어놓는다.

p.87

이처럼 루이의 인식은 ‘언어 구속적’입니다. ‘언어 구속적’이라는 말은 역설적으로 마케터가 언어를 주의 깊게 선택하면 이를 통해 인식을 만들어낼 수 있고 그래서 현실을 창조할 수 있다는 뜻 입니다. 이것이 마케터가 이해해야 할 언어가 갖는 힘입니다. 그리고 이는 컨셉의 힘이기도 합니다.


p.94

사실 구매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냉정히 따져보면 소비자는 맨 처음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고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컨셉이 담겨있는 제품의 포장이나 외관만 보고 구매합니다. 실제로 이 제품이 좋을지 어떨지 아직은 정확한 평가가 어렵기 때문에 ‘제품이 좋아보이도록 해주는’ 여러 단서들을 이용하죠.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02-17 0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wisperingrain 2015-02-17 02:02   좋아요 0 | URL
귀찮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바람향님도 즐거운 설 명절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