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동안 한 독서모임에서 <공부론>을 읽어왔고 오늘 완독했다. 독해가 안 되던 처음 몇 장의 고비를 지나자, 저자로부터 내내 베이고 깨어져 비로소 생성된 관념의 틈과 몸의 균열 안으로 배움과 성찰이 고여들었다. 특히 마지막 개념어집은 거의 줄을 그어버릴 정도로 깨달음이 뚝뚝 떨어졌다. 좋은 선생님을 만났고, 앞으로도 잘 모셔야 하겠다.
보뱅의 글들 중에 가장 힘을 뺀, 그리움의 샘에 차오르는 물을 그대로 떠서 종이 위에 적셔 놓은 고백들이다. 부재가 재연하는 마음, 사랑, 기쁨, 삶, 목소리, 춤, 슬픔, 침묵. 보뱅의 주제들을 다른 자리에서 만난다. 네가 죽고 글을 쓴다면 아마 이런 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