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 간 멍청한 경제학자 - 행동경제학으로 바라본 비합리적 선택의 비밀
고석균 지음 / 책들의정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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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소비를 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같은 물건을 비싸게 주고 사거나 필요없는 물건에 소중한 재화를 소비하려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또한 그런 소비자의 지갑을 어떻게든 열어야 하는 것이 기업의 입장이다. <편의점에 간 멍청한 경제학자>는 행동경제학을 바탕으로 소비자들로 하여금 현명한 소비를 하는 것처런 유도하여 불필요한 소비까지도 하게 만드는 다양한 넛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한 때 넛지라는 책이 굉장히 인기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넛지란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의를 환기시키다'란 뜻의 단어로 특정한 행동이나 선택을 유도하는 장치를 말한다. 최대한 소비자의 지갑을 열어야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넛지를 이용하여 소비자들이 본인도 모르게 판매자가 원하는대로 소비를 하게 만든다. 문제는, 이러한 넛지들을 모른 채로 물건을 구매'당한' 소비자가 스스로는 매우 합리적인 소비를 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 첵에 소개되어 있는 넛지들에 대해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부분들이 많다. 진열대의 물건 배치 하나도 소비자들이 쉽게 지갑을 열게끔 의도되어 있으며, 마트에서 또는 편의점에서 소비자의 동선 역시 쉽게 물건을 구매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메뉴판의 가격에도 넛지가 숨어있으며 우리가 '이득을 보았다' 고 생각하는 할인메뉴나 한정메뉴 역시 불필요한 소비를 꼭 필요한 것으로, 그리고 저렴하게 구매하여 이득을 보는 것처럼 만드는 원리가 숨어있다. 선착순 한정판매 역시 소비자들 스스로 그 상품의 홍보자가 되고, 선착순 이벤트에 참여하지 않으면 손해를 볼 것만 같은 기분에 사로잡혀 계획 외의 소비를 하게 만든다.

읽다 보니 평소에 내가 하는 행동들이 많이 적혀 있었다. 싸게 사는 것의 반대는 비싸게 사는 게 아니라 아예 사지 않는 것이라는 말에 아차 하는 느낌도 들었다. 나도 모르게 넛지에 걸려들어 소비를 많이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한편, 그렇게 소비를 해도 마케팅 이벤트나 행사 등을 나름 잘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소비를 멍청하게 하는 정도는 아닌데 싶기도 했다. 그런 행사를 거꾸로 잘 활용하여 필요한 것들을 저렴하게 이용하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아니면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조차 기업의 넛지에 당한 것일까. 어쨌거나 일상 생활 속에 숨어있는 넛지를 모르고 소비를 유도 당하는 것과 알고 있지만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소비를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읽고 나름 유용한 정보들을 잘 얻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소비를 할 때 한 번 더 생각하며 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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