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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의 본심 - 승진, 해고, 보너스의 은밀한 함수관계를 결정짓는
윤용인 지음 / 알키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책커버가 좀 다르네. 내가 가진 건 노란색 바탕에 가면있는 디자인인데.
 

사장의 본심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두 가지 측면에서 분명하다.
독자가 사장이라면, 다른 사장의 마음을 보면서 아... 내가 모자란 사장이 아니라 사장이라면 다 그런거였어, 라고 공감할 수 있다는 점
독자가 사원이라면, 적을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듯 사장님의 본심을 알아야 예쁨도 받을 수 있고, 승진도 할 수 있는 등 자다가 떡하나 더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사장의 본심을 다룬 책들이 여럿 있는데 이 책은 그 중에서도 단연 튄다.
왜냐, 컨텐츠를 떠나서 일단 열라(어머! 이런 상스런 단어를ㅋㅋ 근데 이 표현이 젤 적당..ㅋㅋ) 웃기다.
책 읽으면서 몇 번 뿜었음.
이 책의 저자는 딴지일보 기자 출신의 사장, 윤용인씨라는거.
딴지일보 특유의 현실적인 직설문구 + 머릿속에 콱콱 박히는 찰지는 표현의 미학이 촬촬 흘러 넘친다는 뜻이다.

 

책을 덮으면서 든 첫번째 느낌은,
내가 사장이 되보지 않으면 죽을때까지 사장의 본심 따위는 알리 없다는 거였다.
이렇게 책을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은밀히 파악할 수 있을 뿐. 이 책을 보기 전까진 사장으로 산다는 심정에 대해 전혀 헤아릴 수가 없었다.
왜 옛선조들이 역지사지라는 어려운 예절을 강조했는지 이해가 갔다.(실천하기 어려우니까 자꾸 기억하라고 만든 단어인듯;)

하여튼 역지사지는 어렵다.
역지사지가 원활하게 되었다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가 베스트셀러가 될 리 없다. 사장하고 사원의 간격도 화성하고 금성만큼 가깝진 않은 것 같다. 이 책을 보고 나니 그 거리가 25.7%만큼 줄어든 것 같아 책을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덮으면서 든 두번째 느낌은,
왕관을 쓰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라는 문장을 실감한 것이다. 아무도 간섭하지 않고 구속하지 않아서 좋을 것 같지만 이런 프리덤 이상의 책임감과 중압감이 있다는 걸 이 책을 보면서 알아버렸다.

아침 신문을 보는데, 예전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기사를 보면- 초다국적 기업의 회장~ 완전 부럽다잉 세계에서 제일 비싼 침대에서 자고 맛있는 것도 먹겠지~ 라는 1차원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을 보고 그 기사를 다시 보니, 구글이 모토롤라를 인수하는 등 자고나면 바뀌는 환경속에서 살아남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어느 날 생긴 대기업 슈퍼에 밀려 어쩔줄 모르는 동네슈퍼 사장님과 크게 다르게 보이지 않았다.(물론 완전 내 생각)

사장이라면 책임감에서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느낌들을 선사해 준 이 책은 다섯가지 장으로 되어있는데, 목차만 보면 좀 평범해보이는데 내용은 정말 웃기다.
그리고 읽으면서 그 동안 내 위를 스쳐지나갔던 사장님들을 떠올리며 내가 어떤 직원이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추억 리마인드는 이 책의 뽀나스.

 

1장 말이 그렇다는 거지, 뜻이 그러냐
이 장은 직원 입장에서의 생각을 먼저 담고 이어 사장 입장에서의 생각을 담아놓아 비교되게 보이도록 글을 배치했다.  


이 중에서 제일 인상깊었던 건 '자네는 나만 믿고 따라오게'라는 말의 속 뜻이 '사실 나도 엄청 불안해'라는 거.
사장님들은 늘 산처럼 든든하게 느껴졌었는데- 이 글 보고 깼다.
대놓고 사장님이 '사실 나도 불안하다. 그러니 내 앞에서 투정부리지 말고 열심히 일하자. 나머지는 복불복이다'(p35)라고 막상 정직하게 말한다면 따라가는 사원 입장에서는 얼마나 불안할까. 속내를 말할 수도 없는 상황인거다. 휴.

 

그리고 좀 웃겼던 거는 이중구속 심리.
예를 들면 이런거다.
엄마가 아이에게 "얘야 공부는 중요한게 아니란다. 그저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라고 한다.
근데 어느날 아이가 학교에서 50점 맞은 시험지를 받아온다. 그러면 어머니가 그런다.
"그래, 공부가 뭐가 중요하니" 그러면서 한숨을 푹푹 쉰다.
그러면 아이는 어쩌라는거지? 라는 상황에 빠지는거다.
책에서는 이런 엄마의 심정이 바로 사장의 심정(p45)라고 하고 있다.
'야근하지 말고 퇴근해'라고 하지만 정시퇴근하면 째려보는게 사장의 숙명이라고...ㅠㅠ
(그러나 나는 사원입장이다...ㅠㅠ 그럼 정시퇴근 기준을 법적으로 왜 정해놓냐고 걍 무기한으로 해놓지ㅠㅠ 근데 내가 또 막상 사장이 되면 내 회사라서 나도 그럴것 같기도 하고ㅋㅋ)

 

그리고 사장이 모를 것 같아도 자기가 뭘 시켰었는지 다 알고, 불화있는 팀원들 사이도 알고, 능력있고 잘나가는 직원도 그리 대단하게 보지 않는 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게된 점이다.

 

2장 사장에 대한 오해와 편견

일반적으로 사장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에 대한 변을 담아놓았다.

 
사표쓴다고 하니 잡아줄 줄 알았는데 쿨하게 보내는 사장의 마음이나
거만하고 능력없고 게으른 직원이 회사에 있는데도 안짜르는 사장의 마음(와 이건 내가 직원으로서 절대 모르는 차원의 세계였다)
사장은 지각하면서 직원보고는 지각하지 말라는 사장의 마음
이랬다 저랬다하는 사장의 처지에 대해 담아놓았다.

 
3장 사장에게 미움받는 방법, 예쁨 받는 방법

미움받는 방법.. 툴툴거리기, 몸이 아프다거나 공부한다고 퇴직처리해줬더니 씩씩하게 거래처에서 일하고 있고 캐나다에서 향학열을 불태우는 대신 경쟁사에서 영업력을 붙태우는 등 쿨하지 못한 퇴직하기, 법적으로 일처리 해버리기, 출퇴근길 교통사고 급성설사 몸이 종합병원 등 온갖 변명과 사연 달고 다니기


예쁨받는 방법.. 레알, 리즈시절 같은 은어 알려드리기, 세련된 비빔질과 예스질, 힘든시기에 사장 격려해드리기, 사장 대신 손에 피묻히기(?)

 
4장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이 장도 사장님의 속사정이 담겨 있었다.
사장이 혼자 소주를 마시는 이유나 사장들의 취미가 '등산'인 이유, 사장님이 선녀님, 무속인 앞에 무릎꿇는 이유나 오너우울증,
가족같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모든 사장들의 판타지인 이유 등이 담겨 있다.

 

그리고 이 장에서 제일 안쓰럽고 측은 했던 내용은 '사장끼리의 콤플렉스'
어느 조직이나 모이면 소수의 학과 다수의 닭들이 존재한다. 닭들은 학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난 이게 사원이나 크게 봐서 부장까지만 그런 줄 알았는데 사장들도 역시 그렇다 하니 참, 인간이구나 할 수 밖에 없었다.

티비에는 왜 그렇게 성공한 사장들이 많이 나오는지...
서점 경영코너에는 잭웰치, 스티브 잡스 등의 책이 수두룩한데..(p215)

이렇게 생각하면서 사장들도 열폭한다는 거. 우와. 정말 생각 못했던 점이었다.

 
5장에는 직원들에게 담아놓은 사장입장에서 갖가지 타입의 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담아놓아, 난 사장이자 인생 선배야, 하는 뽀스로 책의 마무리를 해놓았다.



정말 신선하고 재미있는 책이었다.
책을 읽다가 졸리거나 지루할 틈이 없다. 책을 보면서 아 사장님이 이래서 이랬구나, 라는 걸 이해할 수 있었던게 참 좋았다.
회사원이라면 사장을 욕하기 전에 먼저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아마 조금은 사장님을 보는 시선이 부드러워지지 않을까, 하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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