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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마 - 빈털터리 고아에서 노르웨이 국민영웅까지 라면왕 Mr. Lee 이야기
이리나 리 지음, 손화수 옮김 / 지니넷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그의 이야기를 얼핏 TV를 통해서 본 것 같기도 했다. 몇 번 신문에서도 본 것 같기도 했다.

 

'빈털터리 전쟁고아로 43번의 다리수술을 받으러 노르웨이에 가서, 가난한 이민자의 생활을 이겨내고 라면을 노르웨이의 음식으로 만들고 노르웨이 초등학교,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리게 된 한국인 이야기'
이렇게만 보아도 그의 일생이 얼마나 극적인지 대충 감이 온다.
이 인생의 주인공은 '미스터 리' 이철호씨다.
이런 그의 일생 이야기를 그의 셋째딸 '이리나'가 담아냈다.


그의 일생에 관한 책은 이 책이 처음이 아니다.

노르웨이 라면왕 미스터 리 이야기  라는 책이 2001년에 출간된적이 있고
걱정마세요 잘 될 거예요 라는 책도 2006년에 나왔던 걸로 알고 있다.
전작들은 저자가 직접 기술했다면 이번책은 딸이 집필한게 다른 점이다.


나는 그래서 딸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아빠의 모습 같은게 좀 담겨있지 않을까 하고 기대했는데, 이런 나의 기대와 달리 딸은 가족적 입장보다 직업적인 입장인 ' 저널리스트'의 입장에서 차분하게 미스터 리의 일생을 자세히 풀어냈다.
책은 글씨 크기가 꽤 큰편이고 중간중간에 사진들도 담겨있어 빠르게 읽을 수 있는 편이다.
많은 에피소드를 담아놓았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지만 대부분 시간순으로 내용을 담아놓아 어린시절부터 나이들어 라면왕이 되는 과정까지 한편의 영화를 보는 기분으로 책을 볼 수 있다. 또한 이철호씨가 말한 부분은 따옴표로 처리해놓아 간접적이지만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는 기분도 느낄 수 있다.


이철호씨의 인생은 정말 갖가지 극적인 부분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만약 다른 사람이 이런 상황에 처해있었어도 이 사람처럼 행동할 수 있었을까를 떠올려보면 쉽게 그렇다고 이야기 하긴 힘들 것 같다.
그에겐 '꿈'이 있었고, 꿈을 현실로 만드는 '성실함'과 '포기하지 않으려는 자세'가 있었다.


6.25 전쟁중에는 어린 구두 닦이 소년을 하면서 직접 영업을 하기도 하고, 바로 옆에서 친구가 수류탄이 터져 죽는 것을 직접 목격하기도 했으며 전쟁과 같은 난리통에서도 끝까지 교과서를 들고 다녔다.(이만큼 배움에 대한 열망이 강했다)
그러다가 미군병영 막사에서 일하게 되었을 때는 시키지 않아도 먼저 부지런하게 온갖 잡일을 도맡아 했고, 적극적으로 영어를 익혀 통역관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때가 그의 나이 16살이었다. 그러던 중에 북한군의 공격을 받아 한쪽다리가 불편하게 되었고 결국 그는 노르웨이로 치료를 받으러 가게 되었다.
50년대, 한국인이 하나도 없었던 노르웨이에 정착하게 되었고 닥치는대로 일을 하게 되었다.

 
이 다음부터는 타국에서 살아남기 위한 소년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먹고 살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배 골을 염려가 없었던 요리를 선택해 공부하게 되었던 그.
그의 일화들 중에서 내가 가장 기억이 남는 부분은 '감자 하나도 남다르게 깎는다'는 에피소드였다.
아르바이트를 하게된 그는 스페인 견습생과 함께 매일 12시간 동안 감자만 깎았었는데,
그는 이 감자를 깎으면서도 스스로 최선을 다했다. 최선을 다했다는 말은 감자를 그저 많이 깎기만 한게 아니라, 그날의 메뉴를 보고 메뉴에 따라 요리하기 쉽도록 감자를 얇게 썰어놓기도 하고, 동그랗게 깎아놓거나 구슬처럼 깎아 놓는 등의 노력을 했다는 말이다. 시키는 것 이상으로 최선을 다한 그는 누가 봐도 특별하게 볼 수밖에 없었다.

 
그는 호텔 견습생을 하면서 아예 자신이 능력이 안되니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인지시키고 더 노력해 5개국어(영어, 노르웨이어, 독일어, 프랑스어, 한국어)를 하기도 했고, 아내가 될 안네리제에게도 정성을 다했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사실 나는 다른 평범한 사람들에 비해서도 열등감을 느낄 여지가 엄청나게 많은 조건을 다 갖추고 있는 사람이다. 얼굴이 미남인 것도 아니고, 전쟁 때의 부상으로 다리도 전다. 배도 나왔고 키도 작다. 요즘 사람들의 조건에 놓고 보면 나는 열등감 종합선물세트일 것이다. 하지만 내 힘으로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라면, 빨리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게 훨씬 현명하다(p127)"


그는 남다른 성실함과 긍정적인 마인드로 열심히 일해 누구라도 인정하는 최고의 요리사가 되었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이루기 위해 무역업을 시작한다.
그 와중에 아내와 사별을 하기도 하는데, 이 부분을 보면서 그는 인생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철호씨가 '라면왕'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라면으로 성공한 줄 알았더니, 라면으로 성공하게 된 것은 50세가 넘은 나이에였다.
이부분이 의외였다. 50세를 넘어가면 은퇴를 준비하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라이프사이클 수순이지만 이철호씨는 다시 도전했고, 또 도전했다.
라면을 팔러 돌아다니면서 라면이 봉지째로 보는 앞에서 쓰레기통에 처박히는 수모도 당했지만 계속 라면을 홍보하고 다녔고, 라면이 입소문이 퍼지면서 tv에도 출현하고 유통회사와의 협상을 통해 결국 '미스터 리' 라면을 라면의 대명사로 만든다.
 

"나는 남의 나라에서 똥지게도 졌던 사람이다. 그런 일을 하면서도 나는 한 번도 비참하다거나 희망이 없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사람들이 예전보다 못한 상태에 놓이는 걸 두려워하는 이유는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거기서 영영 끝나버릴지도 모른다는 절망감 때문에 두려워하는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를 믿는 사람은 다르게 생각한다. 어려운 상황을 만나도 이 길은 잠시의 내리막길일 뿐이며, 그 다음에는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다는 걸 믿는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자신에 대한 믿음만큼 큰 힘은 없다(p249)"

 

요즘 뉴스에서는 안타까운 사건을 너무 많이 본다.
아마도 스스로 '다른 길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서 그런게 아닐까.


이 책을 보고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살아가고 싶어졌다. 그리고 미스터 리 처럼 '실행'하고 싶어졌다.
이 책의 제목이 이철호씨의 인생을 대변하는 말이라고 에필로그에 딸이 써놓았지만 참, 좋은 제목인 것 같다.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말라고.
never ever give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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