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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소설들 - 빨간책방에서 함께 읽고 나눈 이야기
이동진.김중혁 지음 / 예담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http://blog.naver.com/yyn0521/220270290996

 

 

팟캐스트 <빨간책방>은 문학 애호가들에게 인기 있는 팟캐스트라 이름은 들어봤지만, 굳이 찾아 듣진 않았다. 그러다 <빨간책방>에서 나눴던 대화들이 묶여 책으로 나왔다. 이름하야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 딱 나처럼 찾아 듣기 귀찮아 하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이었다.

 

안 그래도 영화평론가로, 소설가로 이름을 날리는 이들이 문학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떨까 궁금했는데 그 목록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속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호밀밭의 파수꾼>, <파이 이야기>, <그리스인 조르바>,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라니. 총 7작품을 다루고 있는데 읽기도 쉽지 않은 이 책을 그들은 구석구석 꼼꼼히 분석해나간다. 읽어 가면서, 문학을 이렇게도 살펴볼 수 있구나, 지적인 사람의 매력이 이런 거구나란 발견의 시간이 된다. 한편으론 꽤 피곤하다란 생각도 살짝.

 

나는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에 실린 책 중에서 읽은 게 단 한 권도 없었다(어쩜 이럴 수가!). 책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책 이야기를 다루는 책이라니. 처음에 이렇게 아무 지식이 없이 읽어도 될까 싶었는데,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 먼저 원작을 읽고, 이 책을 읽으면 그 의미가 더 크게 와닿을 것 같긴 하지만, 단순히 문학을 재미만이 아닌 살아 있는 문체, 글의 분위기, 주인공들의 심리, 작가의 생애, 원작과 다른 영화 등 폭넓은 이야기를 먼저 접하면, 나중에 읽을 원작을 더 폭넓게 이해하며 볼 수도 있겠다 싶다. 실제로 그랬고. 

 

이언 매큐언의 <속죄>를 처음으로 접해서 그런지 특히 기억이 강렬하게 남았다. 악인이 없음에도 비극적인 소설. 소녀의 상상력과 순수함이 빚은 치명적 실수와 그 실수로 인해 오랜 세월 갈라져 있다 죽음을 맞은 두 남녀. 그로 인해 자신의 죄를 평생 속죄하며 살아야 했던 소녀의 이야기는 원작을 읽지 않았음에도 두 남자의 대화로 인해 홀로 원작을 읽어서 느꼈을 감동보다 더 컸다. 덕분에 <속죄>의 원작이 된 영화 <어톤먼트>도 굉장히 궁금해졌고.

이밖에도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파이 이야기>. 이것도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의 원작. 그나마 좀 더 대중적인 작품처럼 보이고, 프롤로그부터 작가가 밑밥(?)을 깔아뒀다고 하기에 100챕터라는 작품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한 이야기가 재밌었다. 이 부분을 읽느라 밤에 잠도 제대로 못잤다.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작품 하나만이 아니라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한 현상 이야기가 나오는데, <상실의 시대>로 각광을 받게된 이유, 문학계가 아닌 대중이 알아본 작가, 그의 삶 등이 흥미로웠다. 일문과 강의를 들으면서 배웠던 내용들이 많이 나와서인지 더 친숙했다. 사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레포트 때문에 읽고, <상실의 시대>는 읽으려다가 결국 덮어버렸었는데(여러번!) 이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니 다시금 하루키의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이들의 대화는 숨겨져 있던 소설의 매력을 끌어올리는 맛이 있었다. 책을 읽던 요 며칠, 소설이 존재해야 될 이유, 소설의 가치를 조금 더 느껴본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 <그리스인 조르바>를 이 책에서 접하기 전엔, 그리스 로마 신화 같은 얘기인 줄만 알았다! 전혀 다른 이야기에 깜짝. 덕분에 무식함이 하나 줄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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