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외전

사랑외전 - 이외수의 사랑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2년 10월

이외수 작가님의 이전 작품들을 매우 감명 깊게 읽은 지라
이번 책도 주저하지 않고 선뜻 고르게 되었습니다.
1년 전쯤의 절대강자도 그렇고, 그 이전 작품인 아불류 시불류, 하악하악 등
많은 수필이 웃음을 줌과 동시에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전 작품들과 비슷한 주제의 내용이 반복해서 나오기도 하지만,
이 책에도 나와 있듯이 중요해서 반복되는 거란 말에 공감합니다.
이 책은 남녀 간의 사랑에 관해서도 얘기하지만,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 관해서도 끊임없이 얘기합니다.
그래서, 아직 젊은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뭔가 뜻대로 되지 않아
이미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는 말들이 참 많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기막힌 함축 문장들인 속담에 대해서도 나오는데
각 속담은 재미있으면서도 기발한 내용이 많아 새삼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물론 이외수 작가님의 사물을 보는 색다른 시각에 대한 글들도
재미가 있으면서도 공감이 가는 게 많아 찐한 여운과 감동을 많이 주었습니다.
화천에서 부산까지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방법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가는 것이다.
그대 가슴에 꽃이 피지 않았다면 온 세상에 꽃이 핀다고 해도 아직 진정한 봄은 아닙니다.
취업률이 낮다는 이유로 예술대학에 부실대학 딱지를 붙이는 작태는,
태양으로 담뱃불을 붙일 수 없다는 이유로 태양을 무용지물로 간주하는 행위나 다름이 없다.
어떤 존재든지 쓸모가 없으면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인생은 창조다. 그래서 매뉴얼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주옥같은 글귀들이 참 많이 담겨 있어서
읽고 나면 이 추운 겨울날, 마음이 따뜻해지고
나도 뭔가를 열심히만 하면 잘 될 것 같은 용기가 생기고
위안이 되어 마음이 참 차분해집니다.
삶에 지친 사람들, 좌절한 사람들, 지금 자신의 인생이 실패라고 느끼고 있는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줄 책입니다.

안 된다고 하지 말고 아니라고 하지 말고

안 된다고 하지 말고 아니라고 하지 말고 - 임윤택 에세이
임윤택 지음 / 해냄 / 2012년 7월

슈퍼스타K 시즌3의 최종 우승팀 울랄라세션의 리더인 임윤택을 보면
뜨거운 열정과 무한 긍정의 힘, 뛰어난 춤실력과 노래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슴 한켠엔 차마 입밖으로 얘기하지 못하는 먹먹함이 느껴집니다.
그런 임윤택이 쓴 에세이라고 해서 무척 호기심이 갔습니다.
제목부터가 "안 된다고 하지 말고 아니라고 하지 말고"라는,
슈퍼스타K에서 임윤택이 자주 하던 말 그대로라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책은 33살 임윤택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여섯가지 주제로 나누어 소소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초등학생 땐 뚱뚱했단 얘기부터 친구들한테 맞고 다니고 소심했던 아이가
친구의 말 한 마디로 생각이 바뀌어서
멀리 진해로 전학 간 친구까지 찾아갔던 얘기, 미사리 공연 얘기,
그리고 최근의 슈퍼스타K 얘기까지
열정과 완벽성과 책임감으로 무장한
젊은 청년의 얘기는 참 흥미진진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이 사람은 어떻게 이렇게 열정적일 수 있나,
어떻게 이렇게 매사에 긍정적일 수 있나 신기해하고 감탄해하고 부러워했습니다.
특히나 막내 아들의 의견을 존중해주시고,
아들이 하고싶어 하는 것을 묵묵히 지지해 주시는
부모님 얘기가 나올 때는 마음이 참 따뜻했습니다.
열정이 부족한 사람에게 특히 권하고 싶은 책이고,
방황하고 있는 청소년 혹은 진로 고민에 빠진 젊은이들에겐 따뜻한 위로가 될 책입니다.
울랄라세션의 지금의 열정과 실력 그대로 오래오래 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외로움의 온도

외로움의 온도 - 조진국 산문집
조진국 지음 / 해냄 / 2012년 6월

조진국이라는 이 책의 작가 이름은 잘 몰랐지만
몇 년 전 MBC에서 방송했던 소울메이트는 잘 알고 있었던 터라
소울메이트의 작가라는 것만 보고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소울메이트 등장인물들의 대사들, 배경음악들, 그 음악들의 가사들...
그 모든 것들이 참 좋았습니다.
이 책은 역시 소울메이트의 작가답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울메이트와 참 닮았습니다.
편안하게 일상 생활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참 쉽게 읽히고, 읽으면서 공감가는 부분도 많고
마음에 위로가 되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글 중간중간에 우리나라 가요의 가사가 나오는데
직접 찾아서 들으며 읽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한결같이 참 예쁜 노랫말들이어서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예쁜 노랫말들의 가요 중, 한 가지 인상 깊었던 것은
가슴을 아련하게 하고 정말 떠나고 싶게 만들어서 좋은
"춘천 가는 기차"라는 노래를 싫어한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이유도 없이 떠남을 부추겨서 싫고,
가본 적도 없는 춘천을 그리워하게 하는 낭만적인 가사가 싫고,
편안하게 파고들어 기어이 가슴을 헤집는 김현철의 창법도 싫다고 합니다.
그런 이유들때문에 이 노래가 좋은데
작가는 싫다고 하니 무슨 이유인가 봤더니
예전 여자친구가 이 노래를 포함해 만든 CD를 선물받고는
다른 남자와 춘천을 다녀온 걸 뒤늦게 알게 되어서였습니다.
누구든 추억이 다르고 그래서 각자 사물이든 노래든 느끼는 감정이 다름을 깨달아서
기분이 참 이상했습니다.
프롤로그에 나와있는,
"다행인 건 외로운 게 당신만은 아니라는 겁니다."라는 말처럼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은, 아니면 여러번 느껴봤을 외로움에 대해
조용조용한 어조로 예쁜 노랫말들과 따뜻한, 또는 처절한 일상에 대해
편안하게 얘기하고 있는 책입니다.
마음에 여유가 필요하고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울트라 라이트 하이킹

울트라 라이트 하이킹
쓰치야 도모요시 지음, 최종호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2년 6월

걷는 것은 원래 좋아하는 편이다.
점심 먹은 후 가볍게 산책하는 것도 좋아하고, 등산도 좋아한다.
그래서 "하이킹"이란 단어가 들어간 제목이 마음에 들었고
특히나 하이킹 앞에 붙은 "울트라 라이트"란 단어에 마음이 끌렸다.
초경량 걷기에 대해 어떤 설명이 있을까 궁금증을 가득 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에서 "울트라 라이트 하이킹"은, 단순히 장비의 무게를 줄인 것만 뜻하는 게 아니라
간소하고 지혜로운 하이킹을 뜻한다.
그래서 다섯 가지 이로운 점에 대해서도 나오는데,
쾌적해지고, 한계 범위가 확장되고, 머리를 쓰게 되고, 자신의 능력을 살피게 되고,
자연과 더욱 가까워지는 게 그것이다.
맨 마지막의 자연과 더욱 가까워진다는 게 제일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의 첫부분엔 보통 맨처음에 으레 나오기 마련인
울트라 라이트 하이킹의 역사가 나오고
그 다음엔 철학, 원칙이 나온다.
그리곤 초경량 장비에 대한 상세 설명과
울트라 라이트 하이킹을 하는 방법(걷는 방법과 옷 입는 방법, 먹는 방법, 생활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나온다.
주로 한 달 가까이나 한 달이 넘을 정도로 긴 기간 동안
하이킹을 할 때 유용한 방법들이긴 하지만
단기간이나 단시간에 하이킹을 할 때도 알아두면 좋을 방법들이었다.
지금은 그렇게 긴 기간동안 울트라 라이트 하이킹을 실천에 옮길 만큼
시간이나 심적으로 여유롭지 못해서
당장에 하진 못하겠지만
언젠가 여유가 생겨 하게 된다면
많은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텔링 라이즈

텔링 라이즈 - 상대의 속마음을 간파하는 힘
폴 에크먼 지음, 이민주 옮김, 황상민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4월

거짓말은 상황에 따라서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이 책에 나와 있는 것처럼, 비행기 사고로 부모가 죽었지만
죽지 않았다고 아이에게 거짓말을 하는 구조대원들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고,
지루한 친구 얘기에 재밌다고 거짓말하는 사람 역시 나쁘다고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거짓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나쁜 생각으로 거짓말을 한다면 분명 나쁘겠지만
듣는 상대방을 위해서, 더 좋은 관계 또는 더 좋은 상황을 위해
거짓말을 하는 건 나쁘지도 않을 뿐더러 때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진실만을 말하면 인생이 삭막하지 않을까.
이 책은 거짓말을 알아내는 방법에 대한 설명이 많이 나온다.
얼굴 표정, 손짓, 몸짓, 목소리 톤에 따라 거짓말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해 상세한 설명이 나온다.
얼굴 표정만 하더라도 눈썹 위치, 미간의 찡그림, 코 찡그림, 입꼬리가 올라간 정도 등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에 따라 달라지는 세세한 것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그리고, 한번 사용한 예시 일화가 뒤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게 인상적이었다.
이 책을 한번 읽는다고 해서 상대방이 하는 말이 거짓말인지 아닌지 바로 알 수는 없을 것이다.
책에도 나와 있듯이, 여러번 실습을 해야 조금씩 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는내내 앎의 재미도 있었지만, 거짓말 탐지법에 대한 논문같은 느낌도 약간 들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엔 상대방이 거짓말을 하는지 참말을 하는지
알아내는 방법을 안다면 신기하고 재밌겠단 생각을 많이 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읽으면 읽을수록, 범죄자의 거짓말을 판단해야 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주위 사람의 설렁설렁한 거짓말 정도야 눈감아 주는 게,
서로를 위해 알면서도 속아주는게 좋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