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9월 4주
2011년 9월은 프로야구팬 그 중에서도 올드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가슴 아픈 달입니다..
9월 7일 장효조 선수 별세에 이어 불과 일주일 사이 9월 14일 최동원 선수 별세...
초창기 한국프로야구를 빛내주던 두 스타들이 이른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프로야구 팬의 한사람으로서 정말 가슴이 아팠고 눈물이 났습니다..
특히나 경상도 출신인 저로서는 프로야구 태동때부터 자이언츠의 열렬한 팬이었고 80년대 팀의 에이스였던 故 최동원 선수를 무한 존경했습니다..
그는 실력뿐만 아니라 운동선수들끼리 만연하는 구타에 대해서도 항거했고, 프로선수들의 권익을 찾고자 선수협의회에도 앞장섰던 의협심 넘치는 강한 분이였습니다..
장효조 선수 또한 선수시절 파이팅이 넘쳤으며 항상 성실한 자세로 꾸준한 3할을 치셨던 영원한 3할타자이셨죠..
이런 모습 때문에 그들은 지금까지 존경받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묘하게도 두 선수 모두 롯데 자이언츠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분들이기에 더 애틋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1988년 선수협의회 구성에 대한 보복 트레이드로 서로 유니폼을 맞바꿔 입게된 운명... 비록 자이언츠 팬이지만 롯데라는 기업을 싫어하게 되는 계기가 된 사건이었지요..
그리고 이후로도 선수들 연봉이나 처우 개선에 인색한 모습을 자주 보이며 비난을 많이 받는 팀이 되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유난히 자이언츠 출신 선수들 가운데 일찍 고인이 된 아까운 선수들이 많은 것 같아 마음이 무겁네요..
최동원, 장효조 이외에도 오래전 활동하던 심재원, 그리고 박동희, 임수혁, 조성옥 등등..
진심으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생전에 못다한 꿈들 천상에서 다 이루시길..
한때 1997년부터 2007년까지 10여년동안엔 6차례나 팀 꼴찌를 하는 등 암흑기를 보내며 팬들을 우울하게 했던 어두운 과거도 있었지만..
지금은 4년연속으로 가을야구를 치르는 강팀으로 변모해 야구를 보는 기간 내내 즐겁네요...
한국프로야구 600만관중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은 모든 야구 관계자들과 팬들의 성원 덕분이지만 그 가운데에는 성적이 좋아지고 독특한 응원문화도 주도하면서 야구장에 가는 재미를 몰고온 자이언츠 야구단과 팬들의 공로도 컸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 덕분에 이렇게 한국 프로야구를 배경으로 제작된 영화들도 잇따라 나오는건 아닐까요..
- 슈퍼스타 감사용 -

이 영화가 프로야구 인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지 수치나 통계 같은 것으로 알 수는 없지만, 간접적으로나마 도움은 되지 않았을까 생각했어요..
오래전 만화책 부록으로 나왔던 프로야구 팬북에 실린 선수들 가운데 이름이 특이해서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는데 영화화까지 될 줄은 몰랐네요..
삼미 슈퍼스타즈.. 팀 이름도 화려하고 유니폼도 나름 개성이 넘쳐서 야구 잘할 팀으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성적은 늘 슈퍼스타와는 거리가 멀었어요...
원년에는 참담할대로 참담한 성적... 그 다음해는 장명부(이 분도 결국 일본에서 고인이 되셨죠. ㅜㅜ;)라는 대스타의 활약으로 순위는 급상승했지만 결국 85년 부도로 팀이 사라질때까지도 하위권에만 맴돌던 팀...
연고지였던 인천 야구팬들에게는 큰 아픔이었겠지만 그래도 지금 그 시절을 회상해보면 한국프로야구의 기초를 닦게 해준 소중한 기억들이 됩니다..
감사용이라는 투수의 이름 또한 그 소중한 기억 속에서 중요한 역할이 되주셨구요..
팬들이 원하는 것은 뛰어난 성적도 성적이지만 단 한경기라도 최선을 다하고, 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감동은 바로 그런 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감사용이 원년에 기록한 1승은 바로 롯데자이언츠를 상대로 거둔 것이더군요.. 이래저래 이 영화도 자이언츠 팀과 연결되었네요..
사실 이 영화가 개봉할 즈음엔 롯데 자이언츠는 몇년째 바닥권에서만 맴돌며 회생 가능성이 없는 수준이었더랬습니다.. 거기에 실망하고 있던 저는 이 영화의 입소문을 뉴스로 보긴 했지만 야구 자체에 흥미를 잃어가던 터라 관심이 없었고 한참이 지난 후에 알게 되었어요..
- 투혼 -

귀공자 스타일의 김주혁이 야구선수라.. 뭔가 좀 안울리는 것도 같지만...
10월초 개봉예정인데 아마도 코믹하면서도 멜로적인 요소와 감동이 함께 느껴지는 그런 작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내용으로 보면 한때 잘나가던 자이언츠의 에이스에서 2군선수로 전락한 이후 방탕한 생활만 하던 그가 자신을 사랑해주던 여자친구를 통해 어떤 계기를 갖고 다시 재기하게 된다... 이런 스타일의 내용인 것 같네요... 키도 크고 훤칠한 체격이라 운동선수로 연기해도 무난할 것 같네요..
예고편만 보고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일단은 찜해두었습니다..
다만 영화가 너무 코미디 또는 자극적인 감동에 치중한 나머지 알맹이 없는 스토리가 되진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에서 김주혁이 재기에 도전하는 과정만 보여준다거나, 그가 도전에 실패했지만 오히려 여자친구와 다른 사람들에게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보여주는 정도만으로도 영화가 주는 감동은 배가 되지 않을까 하고 예상해보네요..
하지만 이미 영화는 완성되었으니 CGV에 가서 확인해봐야겠죠..
영화적 완성도가 어떨지는 모르지만 일단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관심이 대폭 증가했습니다..
나뿐만이 아니라 유독 야구열기가 광적인 자이언츠 팬들로서는 또 하나의 흥밋거리가 아닐 수 없네요.. 작년에 나온 ‘나는 갈매기’도 그랬었고..
김주혁 외에도 김선아, 박철민 등 이름있는 배우들이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있다는 사실에 왠지 동질감이 느껴지기도 하네요..
아마도 그분들은 이 영화 덕분에 야생야사의 구도 부산에서 인지도를 넓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예감도 드네요..
- 퍼펙트 게임 -
최동원의 빈소에 영화배우 조승우와 양동근이 나타난 것에 대해서 처음엔 의아해했습니다..
하지만 곧 이들이 영화 퍼펙트 게임에 출연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이 영화가 불세출의 두 투수인 최동원과 선동렬이 맞대결해서 15회 연장까지 완투를 하며 무승부를 기록한 1987년도 경기에 포커스를 맞춘 실화라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조승우가 최동원 역을, 양동근이 선동렬 역을 맡았다고 하니 무척 기대가 큽니다..
특히 금테안경을 끼고 역동적인 투구를 보이는 최동원을 연기할 조승우의 모습이 왠지 호감이 갈 듯 하네요..
물론 양동근 역시 좋아하는 배우이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팀, 좋아하는 선수를 연기해준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입니다..
게다가 타짜에 등장했을때부터 그의 연기에 대해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 이 영화에도 출연한다고 하니 더 호감이 가게 되네요..
조승우 역시 앞서 투혼에 나온 배우들처럼 경남권에서의 인지도가 대폭 상승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성공의 관건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투수들의 맞대결이라는 큰 이슈가 지금의 야구팬들이나 영화관람객들에게 제대로 어필할 수 있도록 하는 연기가 관건이라고 봅니다..
어쩌면 갑작스런 최동원 선수의 별세가 이 영화에 영향을 많이 줄 것도 같습니다.. 그동안 그를 몰랐던 사람들이 그가 남긴 여러 업적들, 특히 경기 이외에도 선수협 등 선수들의 권익을 위해 앞장섰다는 사실들을 알게 되면서 추모의 열기가 더욱 커졌으니까요..
하지만 이 역시 영화가 이미 완성되었기에 개봉되어봐야 아는 일..
사실 처음에 영화 관계자들이 장례식장에 나타난 것도 영화 홍보의 효과를 위한 것이라는 생각에 약간의 반감도 들긴 했지만..
영화 제작을 위해 고인이 살아계실동안 조언과 양해도 얻으며 사전에 찾아뵈었다고 하니 이번 문상은 불손하게만 볼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故 최동원 선수가 살아계실 동안 이 영화가 개봉하는 것을 보셨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도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