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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밤베르크 심포니 70년 [17CD 한정반]
모차르트 (Wolfgang Amadeus Mozart) 외 작곡, 도라티 (Antal Do / DG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이 가을의 시작과 더불어 아주 특별한 앨범 하나를 소장하게 되었다. 프라하 독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뿌리를 두고 1946년에 창단된 이 '숨겨진' 명문 음악단은 이제 최초의 70년을 기념하는 음반을 내놓고 있다. 일단 귀가 번쩍 뜨이는 놀라운 연주들이 많다는 점에서 이 숨겨진 악단의 범상치 않은 역량에 놀라게 된다. 그 다음으로 17장이나 되는 분량에 빼곡하게 담아 놓은 방대한 레퍼토리가 들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고작 음반 두 장 정도의 금액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또 한 번 놀랐다. 안탈 도라티의 슬라브 무곡, 쿠르트 잔데를링의 베토벤 6번, 귄터 반트의 브루크너 9번,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의 브람스 4번, 이스트반 케르테츠의 말러 4번, 오이겐 요훔의 모차르트 41번 '주피터', 그리고 현재 상임 지휘자인 조너선 노트의 말러 1번 연주는 상상 이상의 명연이었다. 거론한 연주들만 하더라도 이 음반의 가격을 고려해 볼 때, 과연 도이치 그라모폰이 팬 서비스의 목적을 가지고 발매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도를 짐작해볼 수 있다.
이 악단이 세상에서 제일가는 음악을 연주하며 지내왔던 최초의 70년 동안 많은 거장들이 세상을 떠났고, 그들이 기념했던 거인들의 음악은 이제 다음 70년을 향해 달려나갈 것이다. 19세기말에 이르러 브람스는 빈사 상태에 도달한 음악의 미래에 대해 걱정했다고 하는데, 사실상 음악의 빈사 상태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현상인 듯하다. 아픈 마음으로 외롭게 거인들의 음악을 추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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