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은 불안하다. 왜냐하면 투자를 통해 남들보다 더 많은 수익률을 올리지 않으면 ‘큰일 난다’는 업계의 사이렌 소리에 완전히 포위되어 있기 때문이다. 돈 가치 하락은 필연적이어서 갖고 있는 돈의 구매력을 잃지 않으려면 뭔가를 해야 한다고 꼬드긴다. 호랑이가 시장을 배회하고 있다는 황당한 얘기도 세 사람이 연달아 하면 믿기 십상이라는 옛말도 있다 . 하물며 전문가라는 자들이 끊임없이 떠들어대는 소리를 못 들은 척 무시할 정도로 심지가 굳은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공포 마케팅만으로 충분치 않은 경우엔 욕심을 건드리는 쪽으로 방향을 튼다. 이러저러한 투자상품에서 커다란 이익이 났다고 광고하고 또 광고한다. 투자로 돈을 크게 불려서 엄청난 자산가가 되었다는 사람들의 사례를 들먹인다. 특출 난 뭔가가 있는 사람인가 하고 이력을 들여다보면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다.

 

‘이런 사람도 투자를 잘해서 이렇게 큰돈을 갖게 되었는데, 나라고 못할쏘냐?’ 하는 생각이 불끈 치밀어 오른다.그러나 막상 그들이 꼬드긴 대로 돈을 투자하고 나면 갑자기 모든 게 달라진다. 잘되면 그들의 전문성 덕분이지만 잘못되면 내 책임이다.

 

“당신네들 말 믿고 투자했는데, 어떻게 이런 손실을 입을 수 있느냐?”고 항의하면 이번엔 이런 게 어떠냐며 다른 투자상품을 팔려고 든다. 하지만 이번에도 손실은 또다시 내 책임이다.

 

그러고 보면 금융시장은 실물을 거래하는 시장과 사뭇 다르다. 뭔가를 파는 사람이 자신이 판 물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은 실물시장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판 물건에 하자가 있다면 환불은 기본이고 혹시 손해라도 입었다면 원상회복을 시켜줘야 한다. 이상한 물건을 나 몰라라 하고 자꾸 파는 상인이 있다면 아예 장사를 못 하게 될 테다. 그러한 의무는 물건을 판 사람이 물건을 직접 만든 사람이건 유통업자건 간에 다르지 않다.

 

그런데 금융시장은 그렇지 않다. 투자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이라며 온갖 감언이설이 동원되지만 막상 산 투자상품이 잘못되면 금융업자의 책임은 아니란다. ‘투자자 책임 원칙’ 때문에 그렇단다.

 

“내 책임이 아니오” 하고 금융업자들이 얘기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자신들은 단지 중간에 끼어서 수수료를 받았을 따름이라는 것이다. 어떤 회사의 주식가격이 오를지 말지는 아무도 모른다. 겉으로는 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꽤 있지만 속으로는 그들도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안다.

 

그러니까 주식가격이 오르든 혹은 내리든 금융업자는 상관없다. 그들은 이미 챙길 돈을 다 챙겼기 때문이다. 주식가격이 떨어지면 정부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외치지만 자신들의 말을 믿고 투자한 사람들이 걱정돼서 그러는 것은 아니다. 단지 거래량이 줄어들까 봐, 그래서 자신들의 수수료 수입이 줄어들까 봐 걱정돼서 그러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두려움과 욕심에 눈이 멀어 오늘도 이들의 말에 귀가 솔깃하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돈이 정말로 많은 사람들은 무턱대고 리스크를 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무모한 이익을 보려고 들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그들은 이익을 보는 것보다 잃지 않는 데에 관심이 더 크다. 대신 리스크를 아예 지지 않으면 결국 언젠가 뒤처진다는 것도 안다. 그래서 그들은 질 만한 리스크만 진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건, 

최대한의 돈이 아니라 최소한의 철학이다”


현직 금융감독원 실장이자 세계적인 트레이더가 알려주는 

돈을 지배하는 프레임의 힘


-------------

오늘부터 열흘간 <돈을 배우다>의 연재를 진행합니다. 

댓글로 공유 URL과 기대평을 남겨주세요.

연재가 끝난후 3분에게 <돈을 배우다> 책을 보내드립니다. 


이벤트 기간 : 2017년 3월 15일 ~ 2017년 3월 28일
당첨자 발표 : 2017년 3월 31일 금요일


연재 10화는 '
투자하기 전에 기억해야 할 것들'에 대해 포스팅합니다.
99%는 부자가 될 수 없는 시대, 돈과 삶의 주인이 되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