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여러분은 돈 문제가 세 가지 측면의 결합으로 나타나게 됨을 알게 되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벌고, 불리고, 쓰고 하는 돈의 세 측면에 대한 일차적인 통제권이 여러분의 손에 쥐어져 있다는 점이다. 여러분이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얘기를 지금부터 하려 한다. 돈 문제는 여러분이 직접 통제할 수 없는 많은 외부적 요인에 의해 심각하게 영향을 받기도 한다. 좋지 않은 소식이라면 좋지 않은 소식이겠다. 나름 신경 써서 돈에 대한 더하기, 빼기를 맞춰 놓았는데 갑자기 밀려오는 폭풍에 모든 것이 꼬여버릴 수 있다는 얘기니까. 그런 일이 생기면 슬프고 분하지만 어쩔 수 없다. 현실이 그렇다.



한 가지 유명한 예를 들어보자. 2000년대 들어 미국 정부는 자국민들이 집을 최소한 한 채씩 소유하기를 원했다. 집이 사람들에게 안정과 긍지, 그리고 성실한 생활의 이유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연봉이 높지 않은 사람들도 대출을 받아 우선 집을 살 수 있도록 여러 정책을 펼쳤다. 주택담보대출을 늘렸고, 이것이 금융시장 내에 소화될 수 있도록 증권유동화의 기법을 허용했으며, 몇 개의 정부기관을 설립하여 이에 대한 보증을 서주었다.



사람들이 실제로 집을 사게 되자 집값은 오르기 시작했다. 몇몇 곳에서는 아주 빠른 속도로 올랐다. 집값이 오르자 집을 사느라 진 빚은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집값이 이런 식으로 오른다면 한 채가 아니라, 다섯 채, 열 채 등 많이 살수록 돈을 더 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과정에서 집값은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수준으로까지 올랐다. 그리고는, 팡, 하고 풍선 터지듯 터져 버렸다.



사실, 위 얘기는 어느 나라에서든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역사를 돌아 보면 선의를 갖고 시작한 일이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서 엉망진창이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하지만 미국의 집값이 미쳤다가 폭락했다고 해도 내가 빚을 내서 미국에 집을 산 게 아닌 이상 상관할 바 아니어야 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미국의 집값이 떨어지자 그에 연동되어 있다는 부채담보부증권이라는 종이쪼가리가 글자 그대로 휴지조각이 돼 버렸다. 그러자 최고 수준의 금융기법과 리스크관리 능력을 가졌다는 헤지펀드들과 투자은행들이 연쇄적으로 무너져 내렸다. 그 와중에 800원대 진입한다던 미 달러-원 환율이 1600원까지 급격히 치솟아 올랐다. 그러면서 갑자기 온 나라에 곡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환율에 관련된 파생거래 때문이었다. 그 손실을 감당하지 못하고 부도를 맞이한 회사들이 꽤 되었다. 직장을 잃은 사람 또한 적지 않았다.



이때의 쓰라렸던 경험도 이제 약 10년 전의 일이 되었다. 2007-2008년의 아픈 경험을 얘기했지만, 이런 면으론 그보다 10년 전에 벌어진 1997-1998년의 이른바 IMF 사태 때가 더욱 끔찍했다. 요즘은 어떠할까? 무엇보다도 큰 화두는 중국 성장세의 둔화와 세계 무역의 감소다. 태생적으로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를 피해갈 수 없는 우리로서는 둘 다 두려워해야 하는 일이다. 



말하자면, 요즘은 돈 문제에서 세계금융시장의 영향을 무시할 수가 없는 시대다. 결론적으로 제대로 된 돈 공부를 하려면 전체 판을 짜는 이들을 이해해야 한다. 요즘의 돈은 전세계를 제집 안방 드나들 듯 누비고 다니기에 전지구적 맥락과 시야는 필수적이다.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의 진급만 신경 쓸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이들을 이해했다고 해서 갑자기 돈이 벌리거나 내 월급이 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갑자기 뒤통수 맞는 일은 줄일 수 있다. 애써서 돈을 모았는데 뒤통수 맞으면 너무나 분하지 않은가.



신기하게도 지난 30년 간 금융위기는 매 10년마다 반복돼왔다. 이제 다가올 2017-2018년에 전지구적 금융위기가 또 한 번 오게 될까? 온다, 안 온다를 예측하기보다는 올 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준비가 되어 있다면, 반복적인 금융위기는 오히려 이익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건, 

최대한의 돈이 아니라 최소한의 철학이다”


현직 금융감독원 실장이자 세계적인 트레이더가 알려주는 

돈을 지배하는 프레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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