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매일 독수리 가까이에는 몇 점의 고기와물을 담은 단지가 놓여 있었다. 누군가 그를 돌보아 주었던것이 분명하다. 처음에 그는 이것을 먹으려 하지 않았다. 나중에는 결국 먹게 되었지만 사람들의 손에서 받아먹거나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는 절대로 먹지 않았다. 나는 여러 번 먼발치에서 그를 관찰한 적이 있다. 주위에 아무도 보이지 않아혼자라고 생각이 들면 독수리는 구석에서 나와 울타리를 따라 열두 발짝쯤 되는 멀지 않은 곳까지 절룩거리며 걸어갔다가, 도로 제자리로 갔다가 다시 나오곤 했다. 마치 걸음 연습을 하고 있는 듯했다. 그러다가 나를 보면 그는 즉시 절룩거리며 깡충깡충 뛰어 자기 자리로 돌아가서 머리를 곤두세우고 부리를 벌린 채 털까지 세우고는 전투 태세를 갖추는 것이었다. 나는 어떠한 상냥함으로도 독수리의 마음을 누그러뜨릴 수가 없었다. 그는 물어뜯고 난폭했으며 내가 주는 고기는거들떠보지도 않았고, 나를 볼 때마다 적의에 찬, 찌를 듯한 - P383
하다. 그러나 이제는 이야기를 계속하자. 나는 이미 앞에서 마침내 내가 감옥에서 내 자신의 처지에익숙해졌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마침내>라는 말은 무척이나 고통스럽고 괴로운 길을 통해 너무나도 천천히 이루어졌다. 실제로 내게는 감옥 생활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거의 1년이란 기간이 필요했으며, 이 1년은 내 삶에서 가장 힘든 한 해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 1년은 내 기억 속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내가 느끼기에, 나는 이 1년의 매시간을 순서대로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나는 다른 죄수들처럼쉽게 익숙해질 수 없었다는 것을 이미 이야기한 적도 있다. 이 1년 동안 나는 종종 마음속으로 다음과 같은 생각을 했던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들은 어떨까? 어떻게? 그들은 정말로 익숙해진 걸까? 정말로 아무렇지도 않을까?> 이러한 의문들이 나를 온통 지배하고 있었다. 내가 이미 말한 바 있지만, 모든 죄수들은 감옥을 자신의 집처럼은 아니지만, 마치 여인숙이나 혹은 행군 도중인 듯이 또는 어떤 휴식 장소에 머무는 것처럼 생활하고 있었다. 종신형을 선고받은 사람들은 공연히 바쁘게 움직이거나 애수에 잠겨 있었는데, 그들 각자는확실히 거의 불가능한 어떤 것에 대해 마음속으로 꿈꾸고 있었다. 비록 말을 하지 않고 있지만, 계속적인 불안감이 드러나 보이는 것이었다. 마치 헛소리처럼 근거 없는 더욱 놀라운 것은 언뜻 보기에 가장 현실적인 사람들의 생각 속에도종종 깃들어 있는, 가끔 무의식적으로 말해지고 있는 그런희망들의 이상스러운 열렬함과 조급함, 이 모든 것들이 이장소에 독특한 형태와 특성을 부여하였으며, 어쩌면 이러한성격들이 그곳의 가장 본질적인 특성으로 규정할 수 있는 것 - P387
고 숨어 버렸다. 그곳에서 그는 석 달 동안이나 살았으나 한번도 구석에서 나온 적이 없었다. 처음에 죄수들은 종종 독수리를 들여다보면서 개를 부추겨 장난을 걸기도 하였다. 샤리끄는 맹렬히 덤벼들 기세였으나 가까이 가는 것이 두려운 것처럼 보였으며, 이것이 또한 죄수들은 재미있었다. 과연 독수리답군!>하고 죄수들은 말했다. <안 물러서는데!> 그 후샤리끄도 심하게 독수리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상대가 상처를입은 것을 알고 두려움이 사라진 것인지 사람들이 부추길 때마다 상처난 날개를 요령껏 물곤 했다. 그럴 때면 독수리는안간힘을 써서 발톱과 주둥이로 방어하며, 더욱 구석으로 들어가 몸을 웅크린 채 호기심에 차서 구경 나온 죄수들을 마치왕처럼 오만하고 날카롭게 쏘아보았다. 나중에는 모두 독수리에 대한 장난도 시들해졌다. 그러고는 한동안 내버려둔 채잊고 있었다. 그러나 매일 독수리 가까이에는 몇 점의 고기와물을 담은 단지가 놓여 있었다. 누군가 그를 돌보아 주었던것이 분명하다. 처음에 그는 이것을 먹으려 하지 않았다. 나중에는 결국 먹게 되었지만 사람들의 손에서 받아먹거나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는 절대로 먹지 않았다. 나는 여러 번 먼발치에서 그를 관찰한 적이 있다. 주위에 아무도 보이지 않아혼자라고 생각이 들면 독수리는 구석에서 나와 울타리를 따라 열두 발짝쯤 되는 멀지 않은 곳까지 절룩거리며 걸어갔다가, 도로 제자리로 갔다가 다시 나오곤 했다. 마치 걸음 연습을 하고 있는 듯했다. 그러다가 나를 보면 그는 즉시 절룩거리며 깡충깡충 뛰어 자기 자리로 돌아가서 머리를 곤두세우고 부리를 벌린 채 털까지 세우고는 전투 태세를 갖추는 것이었다. 나는 어떠한 상냥함으로도 독수리의 마음을 누그러뜨릴 수가 없었다. 그는 물어뜯고 난폭했으며 내가 주는 고기는거들떠보지도 않았고, 나를 볼 때마다 적의에 찬, 찌를 듯한383 - P383
하지만 그의 꿈은 실현되지 않았다. 그는 관사 수리가 끝난 뒤, 그렇게 굳게 결심했음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하지 못했다. 결혼 대신 그는 재판에 회부되었고, 퇴역 명령이 내려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과거의 죄상까지 폭로되었다. 이전에 그는 도시에서 시장을 지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그러한 타격이 예기치 않게 그를 덮친 것이다. 감옥에서는이 소식을 듣고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그날은 축제일이었고 승리의 날이었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소령은 늙은 아낙네처럼 울부짖으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그는 퇴역을 하자 회색 말 두 필을 팔아 버리고, 그 다음은 모든 재산을 처분하였으며, 매우 궁색한 신세가 되었다. 나중에 우리는 낡은 문관 외투에 휘장이 달린 모자를 쓴 그를 만났다. 그는 심술궂게 죄수들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그가 제복을 벗는 순간 그의 모든 영화는 사라진 것이다. 제복을 입은 그는 천둥이자 신이었지만, 외투를 입은그는 갑자기 아무것도 아니었으며, 마치 하인처럼 되어 버린것이다. 이러한 인간들에게 제복이란 얼마나 많은 의미를 지나는 것인지 놀라운 일이다. - P431
더니, 뒤에서 나의 발을 들어올리고는 족쇄를 부수었다.... 그들은 분주히 움직였다. 좀 더 능숙하고 기분좋게 해내고 싶었던 모양이다. 「쇠못, 쇠못을 처음에 먼저 돌려야 해...……!」 나이 든 사람이 지시했다. 「쇠못을 세워, 그래 그렇게 좋아....... 이제는망치로 때려 ....... 족쇄가 떨어졌다. 나는 그것을 들어올렸다. 나는 그것을 손으로 들어올려 마지막으로 한번 보고 싶었다. 지금까지그것들이 내 발에 있었다는 것이 새삼스레 놀라웠다. 「자, 하느님의 은총과 함께하게나! 안녕히!」 죄수들은 또박또박 한마디씩, 거칠지만 마치 무엇인가에 만족스러운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 하느님의 은총과 함께! 자유, 새로운 생활, 죽음으로부터의 부활...... 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순간인가! - P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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