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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50 - 은근한 불로 노릇하게 부쳐 먹는 한국의 슬로푸드
손성희 지음 / 시드페이퍼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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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50? 과연 ‘전(煎’‘을 테마로 한 권의 책이 나왔다는 것이 신기하다고 할까? 엄선한 50가지의 전은 과연 무엇일지부터 시작해 조금은 의아한 시선으로 펼쳤다. ’전‘이라는 것은 항상 따뜻한 추억과 그 어떤 요리보다 맛깔스럽게 다가온다. 지글지글 방금 부쳐낸 따끈따끈한 전은 항상 마음과 손을 바쁘게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전에 대한 인식이 조금은 변했다. 명절 때의 기름 냄새라고 할까? 어느새 조금은 성가신 요리가 되었다고 할까? 방금 한 ‘전’의 ’기분 좋은 온기‘ ’정‘이 묻어나는 추억보다는 이젠 성가시고 귀찮은 애물단지, 천덕꾸러기 같은 느낌이랄까?

 

‘전 30’의 부제는 ‘은근한 불로 노릇하게 부쳐 먹는 한국의 슬로푸드’이다. 최근 건강과 관련하여 ‘지방’은 마치 적이 되었다. 기름이 없는 전을 상상할 수 있기에, 아무래도 ‘슬로푸드’, ‘웰빙음식’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제대로 사랑과 정성이 가득 담은 ‘전’을 떠올리며, 역시 ‘전’은 부제에 걸맞다.

 

전과 어울리는 술, 술과 전! 그야말로 절묘하였다. ‘과연 각각의 전에 어울리는 술은 무엇일까?’ 하는 호기심이 일면서 너무도 익숙하고 친숙해 소홀히 여겼던 ‘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본다. 대체로 먹어보지 않는 전은 없었다. 각각의 전과 관련한 지난 추억도 새록새록 떠오르고, 때론 색다른 전에 두 눈이 반짝이면서 연신 군침이 돌았다. 이 봄철 잃어버렸던 입맛이 되살아난다고 할까?

‘곶감전’은 과연 어떤 맛일까? 고소함과 달콤함이 환상적일 것 같은데, 사실 해볼 용기는 나지 않는다. 내가 하기에 가장 손쉽고 간단하게 해볼 만한 전은 바로 ‘옥수수전’인 것도 같고, 예전에 실패했던 ‘파래전’을 다시금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전 50가지! 어찌 생각하면 전혀 새로울 것이 없었다. 어쩌면 너무도 평범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엄마의 손맛이 느껴지는 전을 과연 내가 해먹을 수 있을까? 결코 손수 즐기는 음식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기존의 모든 전에 대한 부정적 생각들을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었다. 지글지글 맛난 ‘전’을 더욱 건강한 음식으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내심 천시했던 ‘전’의 반란이 시작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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