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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가 속상하면, 너무너무 속상하면 - 소피의 감정 수업 2 ㅣ 작은 곰자리 29
몰리 뱅 글.그림, 박수현 옮김 / 책읽는곰 / 2015년 12월
평점 :
소피를 다시 만나니 너무 반가웠어요!!
우리 딸아이도 역시 책을 받자마자 "소피다~~!!" 하네요.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소피가 화나면' 책이 거의 다 있겠죠.
우리 딸도 참 좋아하는 책이었는데, 새로운 책이 나왔다니 기뻐하더라구요!!
기대하며 펼쳐본 <소피가 속상하면, 너무너무 속상하면> 입니다.
제목만 봤을 땐 속상한 감정이 들었을 때 감정조절하는 법을 가르쳐 주는
책이라고 생각했어요. 전작에서는 화나는 감정이었듯이요.
요새들어 속상하다는 말을 정말 자주 하는 딸아이에게 딱이다 라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이 책은 속상한 감정의 조절 보다는
친구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으면 친구가 속상해할 수 있다는 것.
우리 모두 다르지만 모두 훌륭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어요.
아이들만큼은 편견을 갖지 않고 서로의 개성을 인정해주며
자유롭고 풍요로운 인생을 살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런 류의 책을 많이 읽히려고 노력해요.
그 중에서도 몰리 뱅 작가의 메시지 전달력은 역시 최고였어요.
읽고나니 저도 아이도 기분이 참 좋아지는 책이에요.
오늘의 숙제! 학교 끝나고 가장 좋아하는 나무 한 그루 찾기.
다음 나무의 줄기랑 가지랑 이파리를 찬찬히 살펴보기.
우리나라 학교 수업도 이런 식으로 진행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요.
아이와 숲에 놀러가면 우리끼리라도 꼭 해보아야겠어요.
소피는 이미 좋아하는 나무가 있었죠. 집 가까운 숲 속 너도밤나무에요.
화가 나거나 슬플 때 이 나무에 오르면 기분이 풀린대요.
나무 쪽으로만 다가가도 기분이 좋아지고, 숨도 깊고 느긋하게 쉬어지지요.
'소피는 너도밤나무를 찬찬히 바라보아요.
나무 밑동은 굵고 꼭대기는 가느다란 게 꼭 길쭉한 삼각형 같아요.
나뭇가지들은 곧게 뻗어 나가다가 휘어졌고요.
소피는 나무를 타고 오르며, 손바닥으로 매끄러운 껍질을 느껴 보아요.
나무껍질, 나뭇가지, 그리고 이파리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아요.
위를 쳐다보니 나뭇잎이 햇살에 반짝반짝 빛나요.
소피는 높은 가지에 걸터앉아 나무를 끌어안고 하나하나 마음에 새겨요.'
소피가 나무를 관찰하는 부분인데 저에게도 아이에게도 인상적인 부분이었어요.
막연하게 아이에게 관찰해 봐, 자세히 봐 라고 하면 당황스럽잖아요.
소피가 나무를 관찰하는 모습을 글로 읽으면서 아, 이렇게 관찰하는 거구나 하고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 같았어요.
같이 읽는 부모는 이런 게 진정한 어린이 교육이구나 깨달았구요.
소피의 그림 너무 멋지지 않나요?!! 저와 아이는 감탄을 했어요.
나무를 실제처럼 회색으로 칠했더니 슬퍼보였고,
그래서 소피는 파랗게 칠해서 나무의 에너지를 표현했어요.
나무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하늘은 주황색으로 칠했구요.
햇빛에 반짝이는 나뭇잎을 표현하기 위해
연녹색으로 칠하고 노란 테두리를 칠했어요.
숲속에서 본 동물들도 그려넣었구요.
소피는 진짜진짜 기분이 좋아요!!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그림이란 이런 것 같다고.
본 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 내 마음이 담긴 그림이 제일 멋진 것 같다고.
그런데!! 친구가 소피의 그림을 틀렸다고 지적했어요.
나무는 파란색이 아니고 하늘도 괴상한 주황색이 아니라며 키득키득 웃었지요.
소피는 기분이 아주 나빠졌어요.
'소피의 얼굴이 화끈화끈 달아올랐고 고개를 떨구고 운동화만 봐요.
눈물이 뺨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려요.
소피는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만 싶어요.'
우리 아이도 소피의 감정에 공감되어 굉장히 속상해 하더라구요.
선생님은 친구들에게 자기 그림을 설명하게 해준 다음,
모두 나무를 자세히 관찰했고 아주 다르면서도 특별한 그림을 그렸다고 얘기해 주셨어요.
친구들의 그림마다 특별하고 다른 점을 찾아보자고도 해주고요.
결국 친구는 소피의 나무가 행복해 보인다고 해준답니다.
나와 다른 것을 틀렸다고 표현하는 것은 어른들도 자주 하는 실수 같아요.
아이를 키우면서 나 자신을 자꾸 돌아보게 되는데
얼마나 내 생각과 편견에 갇혀 살았는지 깨달을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답니다.
아이와 좋은 책을 읽으며 저도 같이 자라는 기분이에요.
나와 다름을 기분좋게 인정하고, 친구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서로 다른 그림들이 사이좋게 어우러진 이 장면처럼
우리도 함께 또 다르게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 아이 모습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해주어야지 결심해 봅니다.
엄마 생각에 갇혀 보물같은 아이의 모습을 가리지 않길 바랍니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