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힘 - 가장 힘든 순간 1분 버티면 이긴다
오구라 히로시 지음, 정현옥 옮김 / 부키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기다림의 힘>이라는 책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떠오른 이야기가 있습니다.

<마시멜로 이야기>라는 책에도 나오는 이야기인데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겁니다.

바로 '마시멜로 실험'이죠.

 

네 살짜리 아이들에게 마시멜로를 주면서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기다리면 마시멜로를 하나 더 주기로 약속하고 그 반응을 살펴본 실험입니다. 30% 가량의 아이들이 유혹을 물리치고 마시멜로를 2개 받았다고 하는데요, 14년 후 이 아이들이 어떻게 자랐는지 확인해 보니 마시멜로를 바로 먹은 아이들보다 기다림 끝에 2개를 받은 아이들이 SAT 성적도 높고 사회성이 뛰어난 아이들로 성장했다고 전해집니다.

 

이 책도 '기다림'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가 가득한데요, 제가 제목만으로 예상한 내용(지금은 조금 힘들고 지치더라도 참고 견디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어. 힘내라 평사원!)과는 달리 직장 내에서 팀장이나 중간관리자 역할을 하시는 분들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특히 이제 갖 관리자 역할을 담당하시는 분들께 유용한 내용을 많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업무능력은 뛰어나지만 동료나 부하직원에게 일을 맡기지 못하는 직장인, 일이 서툰 부하직원이 답답해 부하직원에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고 '에잇, 그냥 내가 하고 말지.'라는 경험을 한번이라도 해 본 분이라면 뜨끔한 마음을 갖게 하는 책입니다.

 

저자는 지금 당장은 일처리가 조금 더딜지라도 동료와 부하직원과 함께 일하는 능력을 키워 나가는 직장인과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혼자서 모든 일을 처리하려는 직장인의 미래는 위에서 거론한 마시멜로 실험의 결과와 다를 바 없음을 전달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은 이 모든 내용이 저자의 경험 속에서 체득되었다는 것입니다.

 

책은 총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에서는 '혼자서 모든 일을 처리하려 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소개합니다.

2장에서는 '기다림의 여유를 가진 후에 다가오는 희망찬 미래'를 제시합니다.

3장에서는 '내가 하는 게 빨라'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 원인을 파악합니다.

4장에서는 '어떻게 일을 제대로 맡기고 기다릴 것인지'에 대해 설명합니다.

5장에서는 '다시 혼자서 일하게 되지 않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각 장에 포함된 꼭지별로 2~4페이지 정도로 짧은 내용을 담고 있고, 많은 부분이 이미 직장인들이 경험했거나 경험하고 있는 내용이라 출퇴근 시간만 이용해도 금새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책을 다 읽은후 각 꼭지(56개의 꼭지)의 제목만 다시 읽어보며 저자의 메시지를 곱씹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책을 읽을 분들께도 도움이 되는 방법이라 생각되구요.

 

특히 인상 깊은 내용 중 하나는 '70점짜리 매뉴얼을 만들어라'라는 꼭지입니다. 일의 노하우를 정리한 매뉴얼을 만든다는 건 스스로 업무에 활용하기 위함이기도 하고, 부하직원에게 일을 시킬 때 참고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70점짜리 매뉴얼일까요? 30점 가량은 여백을 남겨둔 매뉴얼을 만들어야 개인의 성장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매뉴얼이 있다한들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대처해야 할 부분도 있을 것이고, 부하직원 입장에서도 매뉴얼에서 시키는대로만 일하기보다 매뉴얼의 빈 부분을 스스로 채워가며 능동적인 성장이 가능하겠죠. 100점짜리 매뉴얼을 만들지 않고, 70점짜리 매뉴얼을 만들어 100점짜리 매뉴얼을 만들 수 있게 기다려주는 것. 그게 진정 관리자에게 필요한 힘, 기다림의 힘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13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첫 직장의 평균 근속기간은 20.2개월이라고 합니다.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 것은 '근로조건이나 근로환경 등 근로여건에 대한 불만족'이라 하는데요, 이런 조사결과를 두고 일부 사람들은 요즘 청년들이 인내심이 없다고 탓할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기다림의 힘'을 갖지 못한 조직과 상사를 만났기 때문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무한경쟁 사회에서 개인의 생존을 위해 능력을 발산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해야겠죠. <기다림의 힘>을 읽고 기다림의 힘을 키워보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곧바로 드러나진 않으니 기다림의 힘을 발휘하셔야 하는 점 잊지 마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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