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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말했다 : 우리를 닮은 그녀의 이야기
김성원 지음, 김효정 사진 / 인디고(글담)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청춘'이다, 푸르른 봄 같은. 내 인생의 푸르른 봄과도 같은 시기이다. 하지만 그 시절이 푸르른 봄이라는 것을 청춘, 그 당사자는 알지 못한다. 청춘을 겪는 이에게는 포근함이 실린 봄바람이 살을 에이는 겨울바람보다도 더 차고 아프게 느껴지고, 금빛 햇살에 살푸시 녹아내린 흙바닥이 천근만근 진창처럼만 느껴진다. 어른이 되는 과정, 청춘. 한 단계 더 성장한다는 것은 '성장통'이 수반됨을 의미한다. 

사랑과 이별, 이상과 현실. 현실이 이상과 같지 않음을 깨닫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다. 그리고 이러한 이상과 현실의 불일치는 패기만만한 청춘의 기를 한꺼풀 꺽어놓고, 사랑하는 마음이 항상 같지 않음을, 우정과 사랑이 예전과 같지 않음을 알게되면서 청춘의 무릎은 다시 한번 꺽인다. 그렇게 몇 번이나 쉴 사이도 없이 넘어지고 꺽이고 쓰러짐을 반복하면서 청춘은 지나간다.  

[그녀가 말한다]는 그런 좌절과 희망을 반복하는 보통의 청춘들의 기록이다.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한다. 잊혀져가는 사랑의 상처에 어느새 무감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고 시간이 가진 놀라운 치유력을 깨닫는다. 일상에 무기력해지는 자신을 보면서 자신의 존재가 세상 앞에서 얼마나 작고 초라한지, 내가 아닌 타인이 가진 능력은 얼마나 부럽고 욕심하는 것인지를 알게된다. 이 모든 것이 어른이 되기 위한 성장통이다. 

어린시절의 무한했던 상상력을 떠올리며 웃음을 살포시 짓는 것 만으로도 얼마나 위로를 받을 수 있는지. 지나간 추억 한 조각이 힘겨운 일상에 엄청난 용기가,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가슴아픈 이별을 달래는 것은 성급한 새 사랑이 아니라, 그를 추억으로 돌릴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무심히 지나치던 가을날 거리를 뒹굴던 낙옆이 가끔은 위안이 될 수 있음을 알게된다. 청춘은 그런 것이다. 미처 알지 못했던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새로운 시선과 한걸음 물러서 전체를 볼 수 있는 여유 등등. 여러가지를 얻고 배우기 위한 과정이다.  청춘은 '나'라는 그릇을 좀 더 크고 넓게 만들기 위해 불로 달군 쇠망치로 스스로를 두드려대는 달굼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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