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를 말하다 - 이덕일 역사평설
이덕일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내가 즐겨 듣던(아~ 이제는 과거형으로 나타낼 수 밖에 없는 아쉬움...) 라디오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의 토요일에 만난 사람이란 코너에 이덕일 선생님께서 나오셨다.

이덕일 선생님의 책을 즐겨 읽는 사람으로 참 반가웠다. 그때 이덕일 선생님께서 나의 뇌를 강하게 때리는 말씀을 하셨는데 "친일파의 뿌리는 노론이다"라는 것이다.

전혀 몰랐다. 친일파라는 무리의 인간은 그저 강한 것에 약한 비겁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사적인 이유가 있단 말인가? 그 말을 듣는 순간, 나의 무지가 다시 한 번 느껴졌다. 당장 서점에 가서 구입을 했는데, 다 읽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바쁜 일도 있었고, 머리 속 복잡한 사건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내용이 쉽지 않았다. 쉽지 않았다기 보다는 내가 모르는 사실이 정말 많았다. 내가 제대로 배우지 못한 역사들 밖에 없었다.

학교 다닐 때 석기시대부터 시작해서 조선시대까지 대충 배우고, 조선시대 이후는 제대로 배운 기억이 없다. 시험 범위도 아니었기때문에 선생님도 학생도 모두 가볍게 여기고 수업했기도 했지만 교과서의 분량 자체도 상당히 작았다. 그래, 나의 탓이 아니라고 위로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노트에 정리하고 읽어도 잘 모르는 부분은 인터넷을 찾아 보면서 한 장 한 장 넘겼다.

 

제 1장에서는 나라를 잃게 된 망국의 풍경에 대해 이야기 한다.

  많은 진통 끝에 근대화에 성공한 일본은 근대화에 실패한 조선을 침략한다. 박제순, 이완용, 이근택,이지용, 권중혁 등 이른바 을사오적과 어정정한 외교 노선을 견지하던 고종은 을사늑약을 맺었다. 고종은 외교적 노선을 이용해보려 노력도 하고, 일제를 속히려 노력도 했지만, 매국적 친일파들에 쌓여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적 불리함이 있었다. 이미 외국은 평화롭게 약소국을 차지하기로 자기끼리 약속을 다 한 마당에 고종은 외국의 도움을 받으려고만 했으니 얼마나 시대착오적인 계산인가?

고종은 결국 44년만에 강제 양위로 시대를 마감당하고 이완용은 30분만에 나라를 팔아먹었다.

일제는 매국 친일파 76명에게 작위를 수여했는데, 그중 노론이 56명이었다. 무능한 고종, 자신의 앞날만 위해 나라를 팔아먹은 노론들로인해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에 들어가게 된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친일 세력의 뿌리를 드디어 알게 된 순간이었다. 집권하기 위해 나라를 서슴지 않고 팔아버리는 무리. 지금 우리 주변에도 머물고 있는 친일 행적들...응징 받지 못하고, 각 계에서 자신의 자리를 틀고 있는 상황이 다시 한 번 안타깝게 생각된다.

그러나 2장에서는 조금이나마 희망을 느낄 수 있었는데 수치를 이기지 못하고 자결한 사람들, 나라를 되찾기 위해 정든 땅을 떠나 중국, 러시아에서 광복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눈물났다. 남의 땅에서 망명객으로 살아가면서 나라를 되찾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린 사람들. 이런 사람들에 대해 우리는 너무 무지한 것이 안타까웠다.

3장에서는 흡사 조정래 선생님의 작품, 아리랑을 읽고 있는 듯한 일제의 식민통치 풍경이 나온다. 토지 조사사업을 통해 토지를 강탈하고, 회상령을 공포하여 민족 자본 형성을 방해하며 언론을 완전히 봉쇄하는 악랄한 통치 방법이 자세히 설명되고 있다.

4장에서는 독립을 위한 각종 운동들이 소개 되고 있다. 3,1운동을 비롯하여 강우규 열사의 의거 등 희망을 잃지 않도록 해 주는 각종 운동들로 인해 이땅의 민초들이 희망을 갖게 된다.

개인적으로 5장이 가장 큰 충격이었는데, 내가 알고 있는 임시 정부는 상해 임시정부밖에 없었는데, 러시아쪽에도 대한민국의회라는 것이 있고 사회주의 독립운동이 활발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한쪽으로 치우친 독립 운동 역사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6장에 설명된 만주의 삼부도 나에겐 너무나 생소한 정황들이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이렇게 반쪽자리라니, 우리의 교육이 지나치게 한 쪽으로 기울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덕일 선생님께서 근대에 이어 현대까지 끊임없이 지필하셔서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우리의 역사를 다시 한 번 일깨워주시길 책을 덮으면서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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