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수달 달수네 아파트 - 돌아온 수달과 함께 살아가기 우리 땅 우리 생명 4
정종영 지음, 김준영 그림, 최동학 감수 / 파란자전거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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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천연기념물이자 멸종 위기종인 '수달'이 출몰해서 편의점을 휘젓고 다니고, 횟집 수족관이 털리기도 한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개체는 늘었는데 먹이가 부족해진 수달들이 도심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바로 그 수달들이 주인공인 책,

 

 

파란자전거 출판사의 우리 땅 우리 생명 시리즈 중 돌아온 수달과 함께 살아가기

도시 수달 달수네 아파트

 

도시 수달 달수네 아파트는

우리 땅 우리 생명 시리즈 중 복순이가 돌아왔다!, 새똥 숲의 골동품, 귀신 쫓는 삽사리 장군이 이후 네 번째로 우리 가족이 만나는 책이다.

 

우리 땅 우리 생명 시리즈는
인간의 지나친 욕심 때문에 한반도에서 사라진 동물, 곤충, 씨앗, 식물 등 안타까운 생명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들이 사라질 수밖에 없었던 순간과 상황을 뒤돌아보고,
이들이 보내는 생태계의 적색경보와 위기에 처한 인간과 지구에 대해 생각하고 새롭게 써 내려갈 우리의 미래를 그려 봅니다.

 

삽화도 귀엽고, 내용도 흥미진진해서 재미있게 읽었는데,
책을 받아든 첫 느낌은 표지에 저 재미있는 제목이 좀 더 재기 발랄하게 표현되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했다.


 


가창 호수에서 신나게 놀고, 물고기도 잡아먹고 걱정 근심 없이 즐거운 나날을 보내던 달수와 강달이에게 큰 걱정거리가 생겼다.
달수와 강달이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 마을 수달 전체의 문제였다.

우연히 만난 아랫마을 슬비네 할아버지가 더 이상 같이 살기 힘든 상황이니, 이 호수에서 떠나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개체 수는 점점 늘어나는데, 먹이는 한정되어 있으니 이런 갈등이 일어나고,
달수네 할아버지는 당황스럽지만 그러마 수긍한다.

인간들의 분쟁은 욕심에서 비롯되지만,
동물들은 먹고 자는 것만 서로 침범하지 않으면 싸우지 않는다는 거다.

 

앞으로 정착해서 살 곳을 찾기 위해 달수네 할아버지를 비롯한 달수, 강달이네 가족은 주변을 뒤지며 찾아보지만 여의치가 않다.
지나가던 비둘기를 통해 신천으로 가면 살만하다고, 물도 좋고, 물고기도 많다고 하지만, 할아버지를 비롯한 아빠, 엄마는 과거의 기억 때문에 쉽게 믿지 않는다.

여기에 나오는 지명들인 가창호수(가창저수지, 가창댐), 금호강, 신천은 실제 대구 인근에 존재하는 지명이다.
게다가 이 이야기의 시간은 1991년 금호강 페놀 사건을 전후를 넘나들고 있다.
당시에 수돗물을 끓여 먹던 대다수의 사람들이 물에 대한 공포로 정수기를 달던 것,
'페놀'이라는 단어가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 나왔던 기억이 있다.

사람들이야 정수기다, 뭐다 해서 거기서 벗어날 수야 있었지만,
동물들, 식물들은 생태의 원천이었던 '물'이 죽음의 문이 되었을 것이다.

그걸 직접 겪고, 옆에서 죽어간 가족도 있었던 엄마,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두려웠을 것이다.

 

 

달수 아빠의 기억 속에는 물도 없고, 그래서 물고기도 없어 살 수 없던 댐 너머는 이제는 변해서 물도, 펄떡펄떡 뛰는 잉어도 보게 된다.

변했다. 세상이. 깨끗하고, 맑게.


하지만, 또 다른 난관.

쌩쌩 달리는 차들, 라이트 불빛. 밤에도 반짝이는 아파트 불빛들...
그리고 사람들과 소음들.

야행성인 수달에게는 맑고, 물고기도 많지만, 살만한 곳은 못된다.

 

 

 

 

그래서 찾게 된 사각 하수관.
아까 봤던 사람들이 살던 아파트와 닮았다.

인간이 쌓고, 부수고, 가두고, 망가뜨린 바람에 살만한 동굴은 찾을 수 없었지만,
방치하고 버려 놓은 건축 폐자재들로 인해 당분간 수달들은 비를 피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되었다.



얼마 전 남편과 함께 낙동강에 밤낚시를 간 적이 있다.
넘실대는 찌 앞으로 시커멓고 둥글둥글한 물체가 스르륵 물결을 거슬러 지나갔다.
수달이란다.

수달은 분명 2급수 이상의 맑은 물에서만 산다고 했는데.
찜찜해 했던 낙동강 물 역시 많이 맑아졌다 보다 안심했다.

 

 

 


"동물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그대로의 자연!
바로 그런 곳이 우리 인간에게도 가장 좋은 환경이랍니다."

정종영 작가님

 

나비와 풀벌레, 푸른 숲과, 맑은 물. 새카만 눈동자로 주위를 살피는 생기 있는 동물들. 그리고 우리.
함께 잘 사는 그런 세상이 되어 가고 있는 중이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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