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에 꽃은 피듯이 - 요즘 너의 마음을 담은 꽃말 에세이
김은아 지음 / 새로운제안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우리의 이야기. 그 이야기를 꽃말과 함께 담아낸 플로리스트가 있다. 담백하고 섬세히 써 내려간 글엔 저자가 겪은 기억의 감정과 아련한 향기가 짙게 물들어져 있었으며 그 속에서 우리의 모습까지 볼 수 있었다. 20대와 30대를 통과하는 이 순간, <모든 순간에 꽃은 피듯이>를 통해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그것도 아주 향기롭게.



모든 이야기는 저자의 기억을 담고 있으며 그 순간을 함께 했을 것 같은 꽃과 식물의 꽃말이 담겨있었다. 그냥 한 단어, 몇 마디 이런 꽃말이 아닌 짧은 시 또는 글귀였는데, 저자의 기억과 감정 그것을 풀어내는 것과 떠올리게 만드는 영감 그리고 마음을 따스히 만져주는 위로의 내용이었다. 한 마디 한 마디가 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특히 20대에서 30대로 통과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위로의 메시지였다. 현재 뭐가 그리 불안하고 답답하고 조급한지. 나의 그런 마음을 편안히 내려놓을 수 있는 작은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저자의 직업 때문인지 몰라도 다른 한국 에세이보다 더 섬세하고 나긋나긋히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문체가 좋았다. 단순한 위로가 아닌, 정말 실생활에서 겪은 내용 그리고 그 상황을 겪은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감정과 위로이기에 더욱 마음이 가는 것일 수도 있다.

 

책을 읽으며 오랜만에 꽃집에 가고 싶어졌다. 책에 담겨진 꽃 중 하나를 사며 저자의 시 또는 글귀까지 함께 선물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또 하나 알려주고 싶다. '지금의 우리는 그때의 순간을 예전보다 여유롭고 유연하게 바라볼 수 있다.' 저자의 이 말처럼, 지금 이 순간도 먼 훗날엔 여유롭고 유연하게 바라볼 수 있을 테니 너무 걱정말라고. 모든 순간에도 꽃은 필 테니까.


* @eunahwriter 작가님으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은 무언가를 보고 아름답다고 느낀 건 오랜만의 일이었다. 엉켜있는 꽃 하나하나가 투명하게 빛날 때 생각했다. ‘이 무수한 얼굴 중 애쓰지 않고 귀하지 않은 존재가 과연 있을까?‘ 하고. - P28

그렇지만 그 지난하고 지난한 시간 속에서 예전처럼 소모되고 희미해지는 게 아니라 더 단단해지는 확신이 들었다. 깊은 땅속에서 봄을 기다리는 튤립의 알뿌리처럼 마음속에는 하나의 씨앗이 꿈틀거렸다. 그럴 때면 가위를 들고 꽃을 꽃았다. 어김없이. - P139

그러다 기억을 더듬어 한 글자씩 써 내려가면 그 순간에는 맡지 못했던 향기가 문장 속에서 흘러나왔다. - P25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