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내지 않고 핀란드까지'








요즘은 여행책이 참 많다. 파워블로그의 여행기를 담은 책, 스타들의 해외쇼핑을 다룬 책..

어렸을 적만해도 대리만족하는 기분이라 여행책을 많이 읽었는데 요즘은 발에 밟힌 정도로 쏟아져 나오는게 여행책인지라

언제부턴가 잘 안 읽게 되더라. 그 중에 오랜만에 눈에 들어오게 된 여행책! ' 화내지 않고 핀란드까지'



핀란드앞에 '화내지 않고' 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도 신선했고 도쿄,홍콩,뉴욕 같은

흔한 여행지가 아니라 핀란드가 이 책의 목적지라는 점도 특이했다.



이 책은 여행에 관한 정보보다는 주로 저자가 핀란드까지 가는 여정이 담겨있는 여행수필에 가까운데 바로 요 부분에서 이 책을 쓰신 박정석님이 핀란드로 떠나게 된 계기가 나온다.







'지친 몸으로 침대에 누워 머리맡의 스탠드 불을 딸깍 끄는 순간, 바로 그 순간 데자부를 경험하고 있음을 깨닫고

이 상황에 깃든 작지만 무시무시한 비극을 짧게나마 인식하게 된다. '





'이 상황에 깃든 작지만 무시무시한 비극을 짧게나마 인식하게 된다'



이 짧은 한 구절은 작가를 핀란드로 떠나게 만든 계기이자

똑같은 지하철을타고 똑같이 출근하고 똑같은 일을하고,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침대에 누운 나의 현모습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리고 왠지 이 글을 일고 있노라니 지금 당장 저자처럼 핀란드로 갈 수는 없지만 몸이 근질근질하여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나의 짧은 여행이 시작되었다. 그 이야기는 잠시 후에..


책 속 챕터 중 하나인 카메라 없이 여행하기..



카메라 없이 여행하기라니.. 여행은 자고로 사진을 많이 찍어오는게 남는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여행에 있어서 카메라는 필수인데 '카메라 없이 여행하기'라니 엄청난 발언이다. 이 제목을 보는 순간

꽤 흥분을 했는데 글을 읽으면서 뭐 한 번쯤은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든다. 사실 사진을 찍다보면 (물론 나중에 집에 돌아와

찍어온 사진들을 볼때면 흐뭇하다만..) 사진에 정신이 팔려 정작 눈으로는 그 순간을 완전히 느끼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다.



주객전도가 되는 느낌.. 추억을 남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이순간 이느낌을 온 몸으로 느끼는 것 또한 중용한 건데 말이지-

카메라없이 여행하기.. 아마 여행가방에서 카메라를 빼버릴 때는 피눈물이 철철 속좀 쓰라리겠지만 온전히 여행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좋은 기회를 만들어 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의 에너지넘치는 여행책들과 달리 느리고 천천히 흘러가는 기분이랄까..

이 책을 읽은 날이 딱 현충일이 포함된 연휴기간이였는데 이 책을 읽고 있노라니

왠지 모르게 몸이 근질근질 거려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밖으로 뛰쳐나와 무작정 지하철을 탔다.



그리고 신나게 걸었더랬지.


녹번동에서 홍제역 - 무악재 - 독립문 - 광화문 - 경복궁 - 삼청동 - 인사동


이 날하루 열심히 걸어준 내 발에게도 감사.

 

오랜만에 읽는 내내 감사하면서 읽었던 여행기.

작가님 기회가 된다면 개인적으로 만나고 싶어요!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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