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시 서른 살이 된다면 - 세계 최고 석학이 들려주는 서른과 성공 사이
마이클 J. 모부신 지음, 서정아 옮김 / 토네이도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16.03] 내가 다시 서른 살이 된다면(The Success Equation]
- 마이클 모부신 -

책을 읽었을 때 세상을 보고 판단하는 새로운 프레임을 얻는 것만금 소득 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크레딧 스위스 임원이자 경영전략 전문가, 콜럼비아 대학의 교수인 마이클 모부신이 쓴 이 책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운-기량 연속체에서 본인(또는 판단하고자 하는 현상)이 속한 직장, 직업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 위치에 맞는 성공전략을 펴야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이야기에 최적화 돼 있다. 따라서 실제로 인과 관계가 전혀 없는 상황에 대해서도 그 원인을 분석하고자 하는 본능이 있다. 예를 들면 '부부 간의 지능지수에는 상관관계가 적다'라는 일반적 명제를 '지능지수가 높은 여성은 자기보다 지능지수가 낮은 배우자를 택하는 경향이 있다.'라는 말로 바꾸면, 청자는 즉시 그에 대한 적절한 이유를 찾으려하고, 또 실제로 그럴듯 한 이유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이러한 본능 때문에, 많은 경우 우리는 결과에 원인을 애써 끼워 맞추는 우를 범한다. 같은 관점에서 보면, 어떤 기업의 성공이 그 기업의 전반적으로 우위에 있는 기량에 따른 것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그러한 명백한 원인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단지 운의 연속이었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 경우 성공기업의 전략을 분석해 그 전략을 우수한 것으로 결론 내는 것은 같은 전략을 사용하고도 실패한 기업을 완전히 무시한 오류이며 전형적 인과관계적 사고에 따른 일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사고의 오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항상 모든 일에 운과 기량이 동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이해하고 이에 맞는 판단을 해야함을 다양한 시각에서 제시하고 있다.
개인의 성공에도 이러한 법칙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당사자가 아주 우수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어떤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운이 더 크게 작용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스포츠를 예를 들면 테니스 같은 분야는 기량이 절대적으로 지배하며, 야구는 반대로 운이 꽤 작용하는 분야이다. 각각의 분야에 속하는 경우 어떤 행동이 성공으로 가는 전략일까? 테니스와 같이 기량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는 분야에서는 계획적 연습을 통해 사고의 시스템1(체험시스템-자동적이며 신속하게 작동하고 노력이 거의 또는 전혀 개입하지 않는 자발적인 통제 불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함으로써 시스템2(분석시스템-복잡한 연산과 같이 노력과 집중이 필요한 지적 활동 부야에 주의력을 할당)의 효율성을 높여 전문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룰렛 게임이나 복잡계인 투자활동 등 운의 영향이 큰 분야에서는 인과관계(상관관계)가 약화됨에 따라 이러한 노력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고, 합리적이고 일관성 있는 '과정'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저자는 표본의 크기와 극단성 간의 관련성, 유동성 지능과 결정성 지능, 강자와 약자의 싸움에서 승리 극대화 전략, 평균회귀 등 통계적 도구를 활용한 다양한 프레임과 통찰을 제시한다. 한국어 제목은 책을 잘 팔기위해 자기계발 트렌드?에 맞게 지어졌으나 사실은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책이다. 많은 책들이 그러했지만 이 책이야 말로 다독을 통한 체화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투자의 영역에서 보면, 금융시장은 전형적 복잡계이며 특히 단기에는 더욱 그러하다. 단기의 관점에서 금융시장은 운의 영역에 있으며, 따라서 오늘 어떤 주식이 오르고 내리는 이유를 "왜 올랐나요? 왜 떨어지죠? 세력이 누르나요?"와 같은 질문을 하며 원인을 찾으려는 것은 스토리텔링에 특화된 인간의 본능에 의한 것이며, 거의 쓸데 없는 일이다. 또한 자산 운용 분야가 고도화 됨에 따라 펀드매니저 간의 성과 편차가 줄어들고 있어 알파를 취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야구선수를 한 도시에서 뽑는 것과 두 도시, 세 도시 등 점점 많은 도시에서 뽑을 때 구성원 간 편차가 줄어든다는 예). 따라서 이 영역에서는 전문지식을 쌓는 것만으로 성공할 수 없으며 올바른 과정과 '일관된 철학'을 가지고 투자에 임하는 것이 주요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이 통찰은 워렌버핏 등이 실전하는 가치투자만이 투자세계에서 궁극적으로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명쾌한 해석이다. 특히, 나심 탈레브의 4분면중 복잡한 대가와 극단적 결과에 속하는 제 4사분면에 속하는 영역의 경우 경험적 준칙에 따르며 빈도높은 적은 수익을 얻기보다 예외적이지만 극단적 수익을 얻는 쪽에 배팅하는 것이 우세하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키코 등 파생상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동일하게 당장 등락을 거듭하는 종목에 트레이더로써 참여하여 단기적으로 수익을 내다가 결과적으로 '블랙스완'의 함정에 빠지기보다는 단기적으로 변동(손익)이 적더라도 우수한 기업을 선택하여 언젠가 크게 얻을 수 있는 가치투자의 관점이 우월함을 알 수 있다. 또한 반대의 경우 리스크를 고려할 때, 풋옵션을 파는 것보다는 사는 쪽의 포지션을 취해야 하는 것이다.
책을 한번만 읽고도 모든 것을 그대로 다 체화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독서를 하면서 느낀 점은,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한권에 집착하여 줄긋고 공부하느라 시간이 길어지고 독서를 습관화 하는데 실패하는 것보다, 많이 읽어서 여러 지식이 자연스레 융합되고 어느 순간 체화되는 통찰을 얻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이 책도 사실은 통계적인 내용이 많기 때문에 그 부분을 빠짐없이 완벽히 체득하려 했다면 쉽지 않았을 것인데, 결과적으로 쉽게 읽고 많이 얻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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