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의 주주 서한 - 워런 버핏이 직접 쓴 유일한 책
워런 버핏 지음, 로렌스 커닝햄 엮음, 이건 옮김, 신진오 감수 / 서울문화사 / 201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투자가. 워런 버핏의 이름을 처음 들어본 것은 언제쯤이었을까. 정확하지 않지만 적어도 10년전 쯤엔 분명히 들어보았을 것이다. 대학시절 나는 주식시장에 대한 불신이 가득했다. 1학년때 수강한 증권투자수업(옵션, 선물 등 파생상품 기초이론)이나 3학년때 들은 화폐금융론에 나오는 CAPM 등이 터무니 없게 들렸기 때문이며 거시경제에서 배운 효율시장가설도 마찬가지로 억지라 생각했다. 회사가치는 변하지 않는데 단기간에 미친듯 널뛰는 주가를 보면 주식시장이 절대 효율적이지 않은 도박장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스스로의 생각에 대한 평가가 너무 높았던 것 같다. 위와 같은 주식시장에 대한 평가는 일부는 맞았지만(자산가치모형이나 효율시장가설은 별 쓸모가 없거나 틀렸으며, 시장이 단기에는 도박시장과 유사함) 그 이상을 보는 배움의 자세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 것들은 앞서 고민한 많은 현인들에게서 독서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인데, 오만함 탓인지 투자자란 다 저런 가설과 모형을 신봉한 사람들이며 워런 버핏은 단지 그 중 가장 운이 좋았던 한사람이라 쉽게 단정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바보같은 실수다. 조금 늦은 것이 아쉽긴 하지만 이제라도 책을 읽는 것이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대한 바른 프레임을 익히고 철학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란 것을 느낀다.
워런 버핏과 필립 피셔를 조금이나마 알아가며 많은 것을 느꼈다. 특히 이 책에서 느껴지는 워런 버핏은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다. 탁월한 경영자이며, 뛰어난 경영철학가이기도 하다. 책에서 나오는 많은 표현들을 통해 그가 얼마나 많은 지식을 쌓았고 투자세계에서 그의 철학을 꿋꿋한 신념으로 지켜왔는지 알 수 있다. 두 말 할 필요없이 그는 최고로 뛰어난 기업가이자 투자자이다. 또한 경영/경제 분야에서 이만큼 성공하고도 인격적으로도 이보다 완성된 인간을 찾기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의 경험과 탐구의 소산이 담긴 이 책은 평생 소장할 명저임에 틀림없고, 나보다 늦게 투자에 대해 관심을 가지거나, 옛날의 나와 같이 투자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권하고 싶은 책이다.
워런 버핏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수 없이 많지만 그와 똑같이 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다만 현인이 나눠준 소중한 지식과 철학을 통해 조금이나마 성공적 투자에 다가갈 수 있음에 감사한다. 그를 이해하면 할 수록 성공에 더 가까워지리라는 점에 전혀 의심이 없다. 워런과 찰리는 80이 넘어서도 여전히 세상을 즐기고 투자와 경영이 행복하다고 한다. 확실히 행복한 사람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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