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의 동물원 - 인간의 실수와 오해가 빚어낸 동물학의 역사
루시 쿡 지음, 조은영 옮김 / 곰출판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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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북유럽'에서 김중혁 작가가 김미경 대표에게 추천했다는 그 책!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들의 취향이 정말 다양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첫 번째 동물은 뱀장어인데 그 물고기의 고환을 찾기 위해 많은 유럽인들이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며 노력했지만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는 사실.


비버의 음낭과 관련된 이야기가 진실인지 밝히기 위해 그와 비슷한 '해리향'을 시켜서 맛을 봤더니 입에서 가죽 냄새가 나서 역했다느니...


이런 이야기를 읽으며 순간 '내가 이걸 왜 읽고 있나' 현타가 왔다. 


그럼에도 책장을 쉬 덮지 못하는 이유는 저자가 단순히 동물들을 사랑하는 것을 넘어 참으로 진지한 자세로 글을 썼다는 것이 느껴지기에 함부로 덮는 행위는 그녀의 노력을 무시한다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자기 분야의 이렇게 애착을 갖고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는 것이 전해졌기에 약간은 경건한 자세로 읽기 시작했는데 곳곳에서 그녀의 유쾌함이 전해져 슬그머니 미소가 지어졌다.



"만일 암컷이 짝짓기한 다음 수컷에 대한 마음이 변할 경우 그저 간단히 소변으로 그 수컷의 정액을 씻어내 버리면 그만이다. 언니, 참 대단해요!" 

<하이에나> 중에서



인간의 무지와 실수를 감추기 위해, 혹은 신성모독이라는 이유로 만들어낸 미신들로 인해 동물들은 오해를 받고, 괴롭힘을 당해왔다. 그러나 이런 미치광이같은 실험들로 인해 진화의 비밀이 벗겨지고 과학이 진보해왔다는 것도 부인하기는 어려운 사실이다.


읽으면서 인간이 참으로 잔인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고, 진화의 비밀을 꼭 밝혀야만 했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동물에 대한 오해들을 이해하는 것과 동시에 인간의 욕망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스팔란차니는 혼자 있는 암컷을 붙잡아 배를 가르고 수정되지 않은 알을 꺼냈다. 그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이 알은 절대 올챙이로 자라는 일이 없었고 오로지 "역겨운 썩은 덩어리"로만 변했다." 

<개구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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