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 일기
김형석 지음 / 김영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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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생 노교수님의 일기를 엮은 책을 만났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담백하고 고풍스러운 표지의 느낌이 좋다.


평안북도 운산에서 태어나 평양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에서 공부하다 1947년 탈북 이후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했고, 1954년부터 31년간 연세대 철학과 교수로 우리나라 철학의 기초를 다지고 후학을 양성했다...

이 분의 일대기가 우리나라의 역사 같다는 느낌...

그 옛날에 태어나 21세기 현재를 살아가는 감회가 어떨까?


이 책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조선일보 주말섹션에 연재한 원고와 새로 쓴 글을 추가해 책을 꾸렸고, 소박하지만 특별한 ‘일상’, 온몸으로 겪어온 격랑의 ‘지난날’, 100세의 지혜가 깃든 ‘삶의 철학’, 고맙고 사랑하고 그리운 ‘사람’이라는 네 가지 주제로 엮었다.



"지난 2년간의 일기를 읽고 오늘의 일기를 쓰면 좀더 새로운 내일을 기대하게 된다.

일기는 나를 사랑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우리는 보통 살면서 "내가 10년만 더 젊었더라면...",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시작했더라면..." 하는 후회의 말을 하게 된다.

그런 마음에서 젊은 사람에게 충고했다가는 꼰대 소리 듣기 십상인 요즘...

100세를 살아가는 교수님은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아가실지...그 생각을 훔쳐본다면 타임머신을 타고 갔다 온 것처럼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넓어지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서 이 책이 궁금해졌다.




세상에 나올 때는 순서가 있지만, 돌아갈 때는 순서가 없는데...

노모와 아내, 제자, 사랑하는 강아지마저 모두 나이가 들어 떠나고 혼자 남겨진 삶...

시상식이나 강연을 가면 사람들이 아직 살아계실 거라고 생각을 못 해 동명이인인 줄 알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으신다는데 그 느낌은 내가 아직은 이해를 못 하겠다.


게다가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설교를 들었고, 윤동주 시인과는 같은 반 친구였다니!!!

책으로만 듣고 읽었던 옛날 사람들이었는데... 김교수님이 역사의 끈을 쥐고 있는 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사실 건강하게 100세까지 사는 것은 내 맘대로 되는 것도 아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 글쎄... 아직은 크게 와닿지 않지만, 언제가 지금의 오늘을 추억할 날이 오겠지...

그때가 되면 지금 내 나이에 이 책을 알았던 것을 감사해하지 않을까?



"노년 독자들에게는 선물이 되고 청장년 독자들에게는 우리도 100세가 될 때까지 행복하고 보람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가 되었으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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