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살 때는 어떤 계기가 있기 마련인데 이 책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무엇이 내 마음을 요동치게 해서 기꺼이 지갑을 열게 만들었단 말인가?
이 책은 다소 이력이 특이한(?) 저자가 프랑스 요리를 기반으로 어제를 오늘을 내일을 살았고 살아가고 살아갈 얘기를 담담히 풀어내고 있다.
그나저나 책 표지에 "프랑스식 자취 요리"라는 문구가 가장 눈에 띈다.
자취의 정확한 뜻은 무엇일까?
표준국어대사전에 자취란 "손수 밥을 지어 먹으면서 생활함"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나의 본격적인 자취는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면서부터이겠다.
저자의 프랑스 자취 요리記를 토대로 나의 자취를 가만히 돌아봤다.
저자는 우아한(?) 자취를, 나는 한마디로 분투하는 매일을 산 것 같다.
왠지 나도 프랑스 요리를 하면 우아한 자취를 할 수 있을 듯해서 <프랑스 쿡북>, <프랑스 요리의 기술>이라는 두꺼운 책을 샀다.
마음은 프랑스 요리 학교에 다니는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현실은 이론과 감각 사이의 심오한(?) 생활 요리 자취를 오가고 있다.
유쾌하게 읽었다.
때로는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했다.
"오늘 하고 싶은 일이 내일도 하고 싶으리란 보장이 없다. 어쩌면 오늘 하지 않은 일은 평생 하지 못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무엇이든 하면 흔적으로 남지만 하지 않으면 후회로 남는다.(131쪽)"
오늘 나도 흔적을 남기기 위해 후회의 감정을 애써 지우기 위해 달그락거리며 아이와 먹을 밥을 지었다.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지 않으면 나는 어디서도 행복할 수 없다.(173쪽)"
밥알에 일말의 고단함과 희망을 가득 담아 아이 입안에 듬뿍 넣어준다.
입을 오물오물 움직이며 맛있게 먹는 아이 모습에 일상의 행복을 느끼면서, 나의 자취도 "모쪼록 최선이었으면 하는 마음"이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