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은 울고 싶을 때 우는 대신 욕을 하는 습관이 있었다. 아는 욕을 다 했다는 건 그만큼 많이 울고 싶은 날이었다는 뜻이다.

여기 사람들은 진짜 임시로살아서 엉덩이를 방바닥에 반만 내려놓고 있는 것 같았다. 출발선에서 엉덩이를 엉거주춤 들고 있는 100미터 달리기 선수처럼 언제든 튀어 나갈 준비를 하며 사는 것으로 보였다.

아직 젊어 만만하게 보고 실패와 좌절이 이토록 자주 찾아오는 걸까. 젊음과 청춘이 절망을 이겨 낼 수 있는 약이라면 젊지 않은 나이에 실패와 좌절이 찾아오면 무엇으로 이겨 낼 수 있을까. 어떤 핑계를대서 미래를 기약할 수 있을까. 나는 미래에 준비되어 있을 무수한 절망들을 어떻게 견뎌 낼지까지 앞서 생각하다 불현듯 두려워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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