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리스의 빨간 수첩
소피아 룬드베리 지음, 이순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오베라는 남자] 저자 '프레드릭 베크만'의 추천이라는 글귀에 눈에 들어온
북유럽 소설 『도리스의 빨간 수첩 』을 읽게 되었다.
96세 도리스 할머니는 점점 쇠약해지는 몸으로 인해 집안에서만 생활을 한다.
만나는 사람이라곤 집에 찾아오는 간병인과 알고 지내던 사람들은 모두 천사가 되어 곁엔 아무도 없지만 도리스와 연락되는 사람은 단 한 명, 멀리에 사는 증손녀 제니 밖에 없다.
열 살 때 생일 선물로 아버지에게 받은 빨간 가죽 수첩,
아버지의 말씀에 따라 도리스는 자신과 만난 이들의 이름과 그 이름의 사람과의 있었던 일에 대해 써놓은 수첩이다.
그렇게 지난날 살아오면서 만났던 이들을 적어놓은 빨간 수첩을 들여다보며
글쓰기에 재능이 있던 증손녀 제니에게 자신의 생애를 알리기 위해 많지 않은 사진과 빨간 수첩을 확인하며 제니가 자신의 삶도 기억해주길 바라는 귀중한 수첩이다.
자신과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와 만남, 이별, 사랑, 희망, 행복, 후회, 아픔 등을 담은 희로애락을 담은 수첩이다.
아버지의 사고사로 돌아가시고 나서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아가지만,
살기 위해 살아가기 위해 느끼고 견뎌야 했던 나날들이 적혀 있었다.
또 하나의 제2차 세계대전까지 소설 속에 가미해 있어서 더 정신없이 몰입하면서도 슬프게 읽어갔지만, 왠지 모르게 따스함을 느꼈던 소설이었다.
만난 이들의 대한 적어놓은 수첩에는 또 하나의 슬픈 점이 있었다.
그들 이름에 그어진 줄과 밑에 사망이라고 적혀있는 글자이다.
자신과의 만난 이들이 하나둘씩 죽음에 간 사람들을 보며 슬픔에 잠기지만,
자신도 곧 그들이 있는 그곳 세상에 갈 것을 알기에, 그곳에서 만난 날을 기다리는 도리스 할머니다.
행복만이 있던 생이 아닌,
두려움과 무서움 그리고 실패도 겪으며 또 다른 이면의 삶으로써 회상으로 남겨둔 도리스. 먹먹하지만 따스하고도 찡한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