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 소설, 향
김이설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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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향 』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을 만났다. 앞전의 작품들도


『 소설, 향 』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을 만났다. 앞전의 작품들도 읽어보았기에 이번에도 무리 없이 차근차근 음미하며 읽었는데, 웬일인가? 이거 너무 좋다. 무조건 좋다고 말하고 싶다. 주인공의 이야기가 왜 내 얘기 같은가? 너무 감정이입이 되었던 장편소설이었다. 그만큼 스토리가 마음에 와닿아던 소설임을 먼저 밝혀 두어야겠다.

현재 나이 마흔 살인 '나' 주인공. 그녀는 현재 10년 전에 만났던 애인을 다시 재회했지만, 다시 애인의 사이로 변하지 못한 채 그녀는 자신의 생활이고 조카들을 돌보고 있는 '나'로 집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가정폭력에 휩싸였던 여동생을 구출하게 된 '나'는 여동생의 창창한 나이를 위해 조카들을 자신이 케어하겠다고 선포하게 되면서 여동생은 일을 하게 된다. 그때까지 아르바이트하며 부모님 집에서 생활했던 '나'. 알바도 그만두며 조카들의 육아에 집안 살림에 몰두하면서 그동안 자신이 해오고 있던 시(詩) 필사를 하지 못하게 되면서 자신의 현재 상황을 다시 돌아보는 스토리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집안 살림. 부모님도 여동생도 모두 일하는 사람들이고 자신은 오로지 살림에만 여념 하게 되지만, 시인이 되고 싶었던 꿈들이 점점 멀어지고 응모했던 그녀의 시들은 모두 낙선에 부딪히면서 점점 자신을 자신에게 소외시킨다. 그러다 생각지도 못한 이별로 인해 자신에 대해 고찰한다.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앞으로 무엇이 되고 싶은지에 대해서 말이다.

내가 식구들의 일상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것에 화가 났다. 그게 잘 참아지질 아핬다.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상황이었을 뿐이다. 내가 들인 노력에 적당한 대가를 받고 싶었다. 대가란 고생한다고, 수고한다고, 그래서 고맙다는 마음이면 되었다. 말뿐이어도 좋으니 말이라도 그렇게 해주길 바랐다. -p38

주인공 '나'는 자처하며 조카를 돌보던 이모다. 이모가 주인공이다. 그녀는 시를 필사를 하는 만큼 온전한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있었지만 여동생과 조카들의 등장으로 자신의 꿈과 멀어지고 가족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당연하다는 듯이 대하는 모습과 집안에서 자신의 위치에 대해 씁쓸하면서도 깊은 공감이 간 소설이다. 이 소설은 소설처럼 조카를 돌보는 이모이거나 가정주부가 읽기에 제격인 작품이다. 하루의 연장전은 끝도 없다. 에너자이저인 조카들을 돌보고 살림을 하면서 피곤과 고단을 덤으로 얻게 되면서 자신의 사랑도 자신이 원하도 필사도 못하게 되면서 단 한순간만이라도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 위한 필사의 시간을 갖고 싶은 '나' 주인공의 이야기들을 잘 살펴보시기를 바라본다. 자신의 정류장은 이제 시작이다. 온전한 자신만의 시간에 할 수 있는 필사의 밤을 가지고 싶었을 뿐이다.

인생은 길고, 넌 아직 피지 못하 꽃이다. 아버지가 했던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피지 못한 꽃, 아직 발화하지 못한 꽃, 아직 제대로 맺히지 못한 꽃. 내가 꽃이라면 한 번은 피워내고 싶었다.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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