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박물관
오가와 요코 지음, 이윤정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우리가 알고 있는 박물관의 정의처럼 수집, 보존, 진열을 일반인에게 전시하는 것처럼 이 소설을 읽었다면 낭패를 보게 될 것이다. 지역마다 대표적인 박물관이 아닌 이번의 작품은 특이하면서도 특별한 박물관을 세우는 스토리다. 또 다른 점은 다른 소설과 달리 지역을 가리키는 요소가 없기에 일본 작가가 쓴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유럽 쪽의 배경으로 느끼면서도 소설에서 알리는 주제의 의미와 함께 마을의 계절 변화까지 자연스레 넘어가는 이야기에 놀라우면서도 잔잔히 읽기에 좋았던 소설이었다.

마을의 박물관을 세우려는 괴팍한 노파. 그동안 여러 명의 면접을 보러 온 사람들은 노파의 계획을 듣고 진저리 치며 돌아갈 뿐 아무런 진척도 되지 않는 상태에 한 '박물관 기사'가 면접을 보게 된다. 노파가 원하는 박물관은 바로 죽은 이의 유품들이다. 그렇다고 아무거나 유품이 전시되는 것이 아닌 죽은 이의 특징적 물건들이기에 수장품으로서 가치가 있다는 말에 '박물관 기사'는 노파가 해왔던 죽은 이의 물건을 수집하는 일과 함께 정원사와 마구간을 개조하며 박물관을 개관에 여념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서 50년 전에 발생하던 살인 사건이 ' 박물관 기사'가 마을에 오면서 연달아 이전과 같은 살인 사건이 발생하는 점까지 두 가지 포인트로 나뉘어 스토리를 이끌지만 결국 한 곳으로 연결되는 소설의 끝맺음을 맺는 소설이다.

독자적이면서도 자기중심적인 노파의 면모만 보여주는 캐릭터이라 밉상의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주지만, 박물관 기사의 캐릭터에서 독자의 생각을 읊어 내주기에 까탈스러움보다는 두리뭉실하게 페이지를 넘길 수 있었다. 노파의 곁에 있는 정원사, 가정부, 양녀, 박물관 기사의 인물 구도에서 느껴지는 단합심과 마을의 침묵 전도사까지 등장으로 소설에서 알리는 작가만의 세계에 만족하며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기에 한 사람이 죽음으로 잊히는 것이 아닌 죽은 이의 유품으로나마 기억이 남기를 바라는 것이 아닐까 하는 묘한 감정들이 잔상이 되어 남아 있음을...

내가 찾는 건 그 육체가 틀림없이 존재했다는 증거를 가장 생생하고 충실하게 기억하는 물건이다.

그게 없으면 살아온 세월이 송두리째 무너져 버리는 그 무엇, 죽음의 완결은 영원히 저지할 수 있는 그 무엇이지.-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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