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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점 ㅣ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0년 9월
평점 :

미미여사의 현대물보다는 에도시대의 소설이 좋다. 그래서인지 전권을 모아 책장 한편에 진열할 만큼 뿌듯하게 보고 있는 책등이기도 하다. 그만큼 시대적 배경을 해서 안 좋아할 독자들이 있겠지만 에도시대만의 풍기는 모습과 소설 속에서 빛나는 인물들의 묘사까지 잘 들어추어내어있기에 결국 따스함을 남겨주는 소설이기에 2019년 4월 「 금빛 눈의 고양이 」 출간 후 그토록 기다렸던 다음 편의 소설이 나왔음에 반가워 즐겁게 읽어간 소설이다.
이야기하고 버리고, 듣고 버리고 -p10
미시마야 주머니 가게, 깊숙한 안쪽 방 "흑백의 방"에 찾아오는 손님은 말하는이다. 괴담을 말하는 이는 언제나 사람들이 다르지만 이야기들을 듣는 이는 오직 한 명이었던 '오치카'가 시집을 가게 되면서 새롭게 듣는 이가 앉게 된다. 주머니 가게 주인의 차남 "도미지로". 어리숙하지만 그래도 잘해 내보려는 의지에 이뻐 보였던 인물이다.
새로운 괴담 자리의 막이 열린다 -p11
첫 편<눈물점>이 괴담부터 눈에 확 들어온다. 대가족이면서 언제나 단란한 가족이었던 두부가게에 찾아온 불온한 날들의 연속이 3번 닥친다. 오손도손 가족끼리 힘을 합치며 두부가게를 운영하며 지냈지만 결국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는 사건이 벌여지는 것이다. 어릴 적 자신이 두 눈으로 보았던 일들이며 형수들의 눈에 붙어 있던 점으로 인해 풍비박산이 나면서도 때론 가족의 끈을 보여주는 면도 담겨 있지만, 과연 저런 상태라면..... 음... 소설이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야겠다.
이외에도 죽어서도 시어머니의 한이 서린 한 집안은 여자만 벚꽃놀이에 참석 못 하는 일이 집안 대대로 전해내려오는 〈시어머니 무덤 〉편으로 고부갈등을 빗대어 만들어진 건데 그 죽은 시어머니는 정말 못된 인물로 설정되어 며느리들이 불쌍했다. 불쌍한 것이 아닌 안타까울 정도다. 또, 가족을 읽는 슬픔에 하루하루 살아가는 한 남자의 곁에 따라붙은 것의 <동행이인>, 자신도 모르는 새에 출구가 없는 수수께끼의 저택에 들어오게 된 각기 다른 6명의 < 구로타케 어신화저택>까지 역시나 이야기꾼의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이었다.
통합적으로 애틋함과 그리움과 더불어 가족의 사랑愛 슬플哀를 담은 것으로 뇌리에 남았다. "흑백의 방"의 새로운 듣는 이 '도미지로'만 보아도 가족에게 누를 끼치기 않기 위해 생각도 여러 번 하고 한 번 더 생각한 후 행동도 조심스럽게 하는 이의 모습을 보였기에 앞으로의 모습도 기대가 되는 캐릭터이다. 과거 슬픈 일로 힘겨운 삶을 이어가는 '오치카'도 남편과 함께 이제 장밋빛 인생을 보는 듯하여 비록 소설이지만 독자로서 뿌듯함을 선사해 줘서 행복하게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