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령
김교락 지음 / 뻥뿅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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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만난 소설은 유난히 눈에 띄었다. 예순 나이에 출간했던 【 초록드레스 】인데 이번에 개정판으로 단장하여 나온 작품이다. 작가의 연륜이 돋보였던 소설이기에 첫 장을 읽고 작품의 틀을 들여다보았을 때 약간 나는 멈칫하며 읽을 수밖에 없었다. 등장하는 인물들마다 일반 사람들처럼 가지고 있는 심리가 아닌 철학적으로 생각하는 대화 내용에 흠칫하면서도 흡입력으로 인해 마지막 장까지 읽을 수 있다는 점에 신기해하며 완독한 패션 소설이었다.

사랑하는 여인을 잊지 못한 채 여인이 버리고 가버린 갓난 아기를 키우며 산속에서 은둔생활을 하는 남자 '미즈'의 이야기와 친아버지로 알고 있었지만 양아버지였던 미즈의 딸 '채령' 그리고 아기를 버리고 간 '채령 엄마'의 구도로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간절함과 그리움으로 엮어내었다. 화자이고 주인공인 '미즈'가 패션에 몸을 담그게 된 계기와 채령 엄마를 만나게 되는 시점도 사회적 구조적인 관계에서 비롯된 만남이기에 채령 엄마가 갓난아기를 버리고 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들을 납득하면서 오로지 혼자 사랑이라는 이유만으로 산속에 들어가 아이를 키워내는 모습에 넋 놓고 읽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친자식이 아닐뿐더러 자신이 사랑했던 그녀의 모습으로 커가는 '채령'에 모습에' 미즈'의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낸 심리에 거부감이 느끼면서도 오죽하면 저럴 수가 있을까라는 의문까지 들게 만들었던 소설이었다.

확실하게 색다른 소설이다. 알듯 말듯 한 등장인물들의 내면과 더불어 순애보이면서도 일편단심 사랑이라는 타이틀로 이루어진 작품이라 확실히 작가의 연륜이 묻어난 소설이다. 특이하면서도 색다른 소설을 읽고 싶다면 조심스레 권장해본다.

내가 사랑한 여인이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그녀가 사랑한 남자들에 대한 막연한 감정이 그 아이가 내 아이가 아니라는 것과 맞물리면서 어쩌면 나는 그 아이를 냉대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중략) 날이 갈수록 아이는 그녀를 닮았고 아이에 대한 나의 사람은 그녀에 대한 사랑으로 커갔다. 아니는 어느새 내 삶의 분신이 되어가고 있었다.-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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