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 아더 피플 : 복수하는 사람들 》 - 스릴러, 영미소설

디 아더 피플 - 복수하는 사람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7월

자신의 가족 중에서 누군가에 의해 살해를 당했다면 가해자에게 복수를 할 것인가? 고의적이든 한순간의 실수이든 간에 법률로 가해자를 솜방망이 처벌로 재단하는 것이 아닌 똑같이 가해자의 목숨을 가져가는 방법으로 말이다. 거기에 더해서 내 손으로 직접 차단하는 것이 아닌 다른 이들의 손을 통해서. 그럼 모두가 응당하는 사례들이 벌어지지 않을까 한다.

「초크맨」, 「애니가 돌아왔다」의 작가 C.J. 튜더의 전작들은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독자들 사이에서는 입소문이 자자하기에 《 디 아더 피플 : 복수하는 사람들 》 신작을 읽어보았다.

한산한 고속도로가 아닌 정체인 고속도로에서 '게이브'는 앞차 유리창에 나타난 여자아이를 보게 된다. 자신의 집에서 아내와 함께 있어야 할 딸 '이지'다. 이 시간에 왜 딸아이가 남의 차에 타 있고 왜 집에서는 전화를 받지 않은 것일까? 불길함이 번지는 가운데 앞차를 따라가는 것보다는 현재 휴대폰의 배터리도 간당간당하기에 휴게소에 들려 아내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공중전화로 집에 다시 전화를 걸지만 다른 누가 받는다. 경찰이다. 집에 일이 생겼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시점으로 스토리를 이어간다. 경찰에 의해 살인 용의자로 벗어났지만 경찰은 믿어 주지 않는다. 아내는 살해되었지만 분명 딸은 살아있다. 자신이 직접 두 눈으로 보았기에 고속도로를 다니며 딸을 찾기에 여념 없는 '게이브'의 모습과 "디 아더 피플"이라는 웹넷의 진상까지 알기까지 그 속에 담겨둔 의미까지 알게 하는 또 다른 속 사정까지 담겨둔 소설의 이야기다.

타인에 의해 영문도 모른 채 죽어야만 했던 피해자. 피해자의 시각에서 벗어나 피해자 가족이 겪어야 했던 고통과 분노 그리고 증오들을 담아내었다. 가족 구성원이 있었기에 행복함을 느끼고 살아간 이들이지만 살해 사건으로 가족을 잃어버린 상태를 심리적으로 잘 표현해내어 읽는 내내 몰입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 매우 좋았다.

소설의 개연성과 결말의 맺음까지 왜 작가 C.J. 튜더를 칭찬하는지 알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복수를 대신해 주지만 언젠가는 당신도 다른 이의 복수에 참여해야만 하는 시간이 오게 된다. 과연 당신은 하게 될 것인가? 그건 이 책을 읽어보면 어떻게 해야 할지 조심스럽게 알지 않을까 한다.

사람들이 말하길 인간을 망가뜨리는 건 증오와 가슴에 맺힌 응어리라고 한다. 아니다.

인간을 망가뜨리는 건 희망이다. 기생충처럼 안에서부터 갉아먹는다. 상어 위에 매달린 미끼처럼 만든다. 하지만 희망이 인간을 죽이지는 않는다. 희망이 그 정도로 친절하지는 않다. -p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