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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 요코 - 마녀에서 예술가로
클라우스 휘브너 지음, 장혜경 옮김 / 솔출판사 / 2003년 6월
평점 :
절판


오노 요코... 이 이름을 언제 처음 알게되었는지, 그녀가 비틀즈라는 위대한(?)밴드를 말아먹은 여자라는 이미지를 언제부터 갖게 됐는지, 정확히 기억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저 그녀는 많은 사람들의 우상이었던 한 음악가의 너무도 미치지 못하는 동양인에 연상의 여자로 원래부터 그랬던 것처럼 그렇게 인식되어졌을 뿐이다.

하지만 비틀즈가 얼마나 대단한 가수인지, 존레논의 음악이 얼마나 대단한 메세지를 담고 있는지에 대해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아니 아무런 선입견이 없는 세대로서 '오노 요코'라는 한 특이한 이력을 가진 그녀에게 사심없는 관심이 생겼다. (이는 요즘 어린 세대들이 '트로트'라는 음악장르를 특이한 인디음악쯤으로 수용하며 즐기는 심리와도 흡사할 것이다.)

그녀의 전기격인 '마녀에서 예술가로 오노요코'란 책을 통해 그녀의 시적인 지침들을 읽을 수 있었고, 마침 가까운 곳에서 전시되고 있는 그녀의 미술품들을 볼 수도 있었으며,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녀의 음악을 들어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의 지침들을 마음에 새겨보기도 했으며, 그녀의 미술품들을 직접 만져보고 체험해 보며 흥미로움을 느꼈으며, 그녀의 음악을 들으며 이제 그녀와 많이 친해진 듯했다.

이렇게 그녀를 조금 알고나서야 '비틀즈'의 음악이 그리고 '존 레논'의 음악이 궁금해지는 건 이제는 그들의 음악이 오노요코의 남편인 '존 레논'의 음악으로 인식되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그녀의 다양한 예술 활동 중에서 내가 가장 애정을 갖게 되는 부분은 너무도 의도적인 그녀의 지침들이다. '행복해져라' '자유로워져라' '삶을 긍정하라' 는 그녀의 지침들을 어떻게 따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오늘 당장 그녀의 지침들을 따라하다 보면 그 누구든 그녀와 같은 설치 예술가가 될 수 있음을 느낄 것이다. 바로 이 점이 그녀의 매력이며, 그녀를 존경할 수 있게 한다.

그러고 보니 우리네 삶이란 한 편의 전위예술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라면 내가 좀 오버하는 것일까? 오늘 당장 나와 내 친구들이 함께할 수 있는 지침하나를 실천해 봐야겠다...

소망에 관한 지침(96. y.o.)

무엇인가를 소망하라
그 소망을 쪽지에 적어라
쪽지를 접어 소망의 나뭇가지에 매달아라
친구들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권하라
나뭇가지가 온통 소망으로 뒤덮일 때까지
소망하기를 멈추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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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시와 시인 - 시인 이문재가 만난 시인 20명
이문재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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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시인에 대한 관심이 시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거란 기대'를 갖고 있는 작가 역시 시인이다. 작가는 '동시대를 함께한 대선배, 동료, 후배 시인들과 만주 앉아 수첩을 꺼내들고' 본인 스스로 하나의 '시어'가 되길 자처하며 소심한 시인들에게 접근한다.

작가 역시 '시인의 삶을 알고서 읽는 시가 얼마나 맥빠지는 일인가'에 공감하면서도, 시인의 시보다 개인사에 비중을 두고 있는 이유 또한 매우 전략적이다. 그를 통해 만난 이 책안의 시인들의 시집을 몇 권 찾아보게 되는 귀얇은 독자가 여기 생겼으니 말이다.

그는'삶의 방식에서는 진보적이기를 원하면서도, 문학에 관한 한 성실한 보수주의자이기를 자처'하며 시인으로서의 자부심과 부족함을 드러냄과 동시에, '삶이 시의 한 구절에 밑줄을 긋고 싶어하는 대목이 시의 위력이며, 그 한 줄의 시는 삶의 안쪽으로 진입해 삶에 개입하고 간섭한다'며 시를 즐겨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 '시의 진면목'을 일깨워 주고 있기도 하다.

그를 통해 20명의 시인들을 만난 지금, 그 시인들보다 '그'가 더 궁금해 진 이유는 시를 대하는, 시인을 대하는 그의 삶에 관심이 가게 되어 그의 시가 읽고 싶어진 때문이리라.
그의 기대는 적중한 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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