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시와 시인 - 시인 이문재가 만난 시인 20명
이문재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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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시인에 대한 관심이 시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거란 기대'를 갖고 있는 작가 역시 시인이다. 작가는 '동시대를 함께한 대선배, 동료, 후배 시인들과 만주 앉아 수첩을 꺼내들고' 본인 스스로 하나의 '시어'가 되길 자처하며 소심한 시인들에게 접근한다.

작가 역시 '시인의 삶을 알고서 읽는 시가 얼마나 맥빠지는 일인가'에 공감하면서도, 시인의 시보다 개인사에 비중을 두고 있는 이유 또한 매우 전략적이다. 그를 통해 만난 이 책안의 시인들의 시집을 몇 권 찾아보게 되는 귀얇은 독자가 여기 생겼으니 말이다.

그는'삶의 방식에서는 진보적이기를 원하면서도, 문학에 관한 한 성실한 보수주의자이기를 자처'하며 시인으로서의 자부심과 부족함을 드러냄과 동시에, '삶이 시의 한 구절에 밑줄을 긋고 싶어하는 대목이 시의 위력이며, 그 한 줄의 시는 삶의 안쪽으로 진입해 삶에 개입하고 간섭한다'며 시를 즐겨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 '시의 진면목'을 일깨워 주고 있기도 하다.

그를 통해 20명의 시인들을 만난 지금, 그 시인들보다 '그'가 더 궁금해 진 이유는 시를 대하는, 시인을 대하는 그의 삶에 관심이 가게 되어 그의 시가 읽고 싶어진 때문이리라.
그의 기대는 적중한 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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