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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홀리 : 무단이탈자의 묘지 ㅣ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2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완벽에 집착하는 현대 사회가 만들어낸 비극
야구선수의 팔과 육상선수의 다리, 수영선수의 심장, 이과‧문과‧예술 천재들의 두뇌, 다양한 인종의 피부. 좋고 훌륭하다고 여겨지는 인간의 부위들을 모두 합친 것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우리의 기대만큼 완벽하고 매혹적일까. 우리는 이것을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당연히 불가능하다고 여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소설, 《언홀리》에서만큼은 가능한 일이다.
전편 《언와인드》가 인간의 탐욕 때문에 생긴 ‘언와인드’들의 도피를 주제로 다루었다면, 《언홀리》는 문제아들의 신체 분리를 ‘언와인드’라는 말로 곱게 포장한 어른들의 탐욕과 욕심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아이들만 남기기 위해, 자신들의 더 나은 신체 및 두뇌 상태를 위해,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탄생한 ‘언와인드’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그야말로 충격과 경악 그 자체다.
그래서일까. 형체 있는 어른들의 탐욕에 맞서는 10대들의 이유 있는 반항과 노력이 짠하고 눈물겹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 순식간에 벌어지는 갖가지 사건에 대응하는 아이들에게 몰입하고 휩쓸리고 응원하게 되는 게 이 책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치밀함
작가인 닐 셔스터먼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쓰지 않는다. 스치듯 등장했던 등장인물이나 대사도 그가 우리에게 남긴 복선일 수 있기에 잠시도 눈을 떼서는 안 된다. 가령 《언와인드》에 등장했던 인물이 키를 가진 인물로 다시 등장하기도 하고, 아무렇지 않게 언급되었던 대사가 알고 보니 꽤 중요한 말이었음이 드러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언와인드》에 등장한 작은 조연들이 《언홀리》에서 살짝 언급되기도 하는데, 그걸 찾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예를 들어, 중간에 ’보라색’ 눈을 가진 아이가 등장한다. 작가는 그 아이의 이름이 뭔지 어떤 일이 생겼는지 세세하게 다루지 않는다. 그저 보라색 눈이 색소에 의한 것이라고만 짧게 언급하는데, 이는 그녀가 《언와인드》에서 코너에게 같이 도망치자고 했다가 이내 배신한 여자친구 아리아나가 아닐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게 만든다.
이런 식으로 가벼운 유희적 요소와 중요한 복선을 한데 뒤섞어 놓았기 때문에 집중해서 읽어야 더 빛을 발하는 책이다.
▶ 끝없이 등장하는 빌런들
전편의 빌런이 그냥 커피였다면, 《언홀리》에 등장하는 빌런은 티오피다. 그런데 그게 한 명이 아니라 여럿이다. 차라리 억지로 만든 인물이라면 ‘에이’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텐데, 상황에 꼭 어울리고 필요한 인물들이라 사람을 더 격분하게 만든다.
어떻게 보면 《언홀리》는 다음 편을 위한 빌드업에 충실한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다음 편에서 풀어야 할 수수께끼와 그 수수께끼를 풀 실마리를 잔뜩 남겨뒀으니 말이다. 그래서 읽는 내내 ‘와 어떻게 이렇게까지 하지?’를 곱씹으며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속내를 가라앉히느라 고생했다. 이런 면에서 《언솔드》, 《언디바이디드》에 대한 기대치를 올리는 막중한 임무를 굉장히 잘 소화해 냈다고 생각한다.

▶ 의심과 반전과 긴장감의 연속
연속된 빌런의 등장으로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이 이어진다. 그러나 긴장감이 계속 이어지면 어쩔 수 없이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때 작가는 자양강장제와 피로회복제를 하나씩 툭툭 던져준다. 그걸 받아먹으며 연명하다 보면 어느새 끝자락에 다 도착한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다음 편을 위한 빌드업에 충실한 편답게 뭐 하나 시원하게 해결되는 건 없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해결되지 않은 것도 없다. 그저 아직 회수하지 않은 떡밥이 많을 뿐이다. 작가의 성격상 《언솔드》, 《언디바이디드》에서 제대로 회수할 가능성이 높기에 다음 책이 기다려지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앞으로 이어질 주인공들의 활약이 기대되면서도 이젠 제발 행복해지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