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인열전

잡인열전 - 파격과 열정이 살아 숨쉬는 조선의 뒷골목 히스토리
이수광 지음 / 바우하우스 / 2008년 5월

흔히 말하는 조선시대 역사는 주로 왕과 그 주변의 귀족들의 역사이다.. 그런 사람들이 조선을 지배하고 이끌어왔기 때문에 과거 옛날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에는 주인공만 있을 수 없다.. 수많은 엑스트라가 존재하고 그 들만의 이야기가 있다. 
이 책에서는 이렇듯 이야기의 흐름에 별 큰 영향을 주진 않지만 없어서는 안될 조선시대 역사의 엑스트라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 놓았다. 그리고 그 엑스트라를 잡인이라고 칭했다..

조선 최고와 천하 제일 두 가지로 나누어서 조선시대에 살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책을 읽다보면 최고, 천하 제일로 불리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굳이 그렇게 부르는 것도 별로 어색하지 않다.

조선 최고이던 천하 제일이던 그 들이 살던 삶의 방식은 현재 사는 사람들과 큰 차이가 없다. 그저 사는 방식과 도구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세상 어디를 가던지,, 노름에 빠져사는 사람, 여자게 빠져 사는 사람, 음악에 미쳐 사는 사람 들은 많다..
조선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를 것이 없다.. 오히려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기준으로 보아 조선에는 없을 것 같은 여러 부류의 사람들도 분명히 조선에 존재했다.. 남녀차별에다 심한 억압에도 불구하고 난봉녀도 존재하고,, 고고하기 이를 데 없는 스님들도 고기먹고 여자 후릴 줄알고,, 여기저기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광대짓하여 먹고사는 사람들도 여전하고, 조직폭력배도 있고, 알량한 벼슬로 서민 등쳐먹고 다니는 인간들도 있고..

책에는 직접 관련은 없지만 관련이 있을 법한 여러 그림들이 나온다.. 물론 교과서에 안 나오는 그림들도 많다. 그렇다고 작품가치가 매우 떨어지고 허접해보이지는 않는다.. 신윤복, 김홍도 그림도 있으니까..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주류의 정치,경제, 문화가 어찌 되어 발전하던 그 주류를 벗어나서 살고 있는 평범한 서민들의 삶은 과거나 현재나 다 똑같다는 점이다. 그리고 주류의 역사 못지 않게 많은 기록들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그 만큼 조선시대는 작지 않았으며 풍부한 삶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우리의 역사란 것을 느낄 수 있다. 

** 이 책은 책 제목처럼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간단간단하게 정리해 놓았다.. 그리 어렵지도 않아 시간 날때 심심풀이로 읽고 그 무렵 조선 시대 사회를 상상하면 된다.. ***
** 조선시대 직업 중 책읽어 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비록 책읽어 주는 사람에 대한 결론이 유부녀 희롱사건으로 마무리되지만 문맹율이 거의 영에 가까운 현재에도 mp3나 테잎으로 책을 읽어주는 사람이 있는 것을 보면 확실히 옛날이나 현재나 사람사는 것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

딜리셔스 샌드위치

딜리셔스 샌드위치 - 서른살 경제학 유병률 기자가 뉴욕에서 보내온 컬처비즈에세이
유병률 지음 / 웅진윙스 / 2008년 6월

이 책의 핵심은 문화이다...
경제에 관한 이야기지만 포인트는 문화에 맞춰져 있다..
세계 경제의 수도인 뉴욕이 왜 세계 경제의 수도가 되었는 지 문화적인 측면에서 알려주고 있다. 또 뉴욕과 미국이 문화 산업을 통해 얼마나 많은 돈을 벌고 있는 지도 알려주고 있다..

물론 미국이 세계 경제, 정치의 중심이기에 그 만큼 문화 산업도 세계를 주도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지만 뉴욕이 얼마나 문화적인 도시이고 이를 통해 많은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저자는 문화도시 뉴욕이 문화적인 가치를 어떻게 경제적인 부로 연결시켰는 지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음악, 미술 활동을 많이 한다고 해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아니다.. 문화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문화를 만들어 내야 비로소 문화를 통해 부를 이뤄낼 수 있다고 말한다.

애플이 만든 아이팟과 아이폰이 기술적으로 엄청나게 뛰어난 기술을 반영하지는 않았지만 그 상품자체로만으로도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 냈다. 애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mp3 플레이어, 휴대폰등은 단순한 도구일뿐이다.  이런 도구를 통해 문화를 만들어 낸 자가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다..

또 개인 홈페이지, 블로그의 시작과 전파는 쉽지만 그 내용, 콘텐츠를 채우는 활동이 빈약하면 아무리 뛰어난 인테넷 기술과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고 한들 경제적 가치를 창조하는 일은 쉽지 않다. 풍부한 콘텐츠와 아이디어는 단순히 열심히 물건을 만들고 일한다고 생기지는 않는다. 문화적인 마인드가 없다면 이루기 어렵다.
 
이런 문화적인 마인드를 가지기 위해 저자는 여러 문화활동을 강조하고 있다. 일에 매여 부지런히 일하는 덕목은 이제 과거의 것이다. 반짝이는 기지와 아이디어로 무장한 상품이나 제품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문화를 만들며 이는 곧 경제적인 부로 이어진다. 단순히 연극을, 영화을, 뮤지컬을 기업의 활동의 일환으로 고객들에게 보여주는 마케팅을 문화 마케팅이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이런데 들어가는 비용을 직원들에게 투자하여 직원들이 문화적 마인드를 가지게 한다면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더욱 기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 틀에 박힌 사고와 체계로는 스티브 잡스와 같은 사람을 만들어 내지 못하며 애플과 같은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새로운 시각과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사고 방식은 조직에 활기와 충격을 주어 더 나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풍부한 감성과 창의적인 사고 방식이 미래의 부가가치의 가장 큰 원천이 될 것이며 이를 위해 문화적인 마인드를 가질 필요가 있다. 그래서 저자는 경제가 미래가 아니라 문화가 미래라고 말한다.

문화활동과 문화적 마인드를 갖는 것은 어렵지 않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외에 별 것 없다.
저자는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 양재동 시민의 숲과 뉴욕의 센트럴 파크, 할인점 카드를 미는 가장과 그림을 보러가는 가장, 미국 노인들은 은퇴후 대학촌으로 모이고 한국의 노인들은 은퇴 후 산으로 모이는 점을 비교하면서 문화적 마인드를 강조하고 있다.

미국인과 한국인의 문화에 대한 관점의 차이를 볼 수 있는 예로 라이온 킹이라는 뮤지컬을 들었다. 라이온 킹이란 뮤지컬은 미국와 일본에서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특히나 일본에서 성공을 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큰 성공을 거둘거라고 예상을 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참패를 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라이온 킹은 아이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선입견이 강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라이온 킹은 아이들이나 보는 뮤지컬이 아니다. 어른들도 보고 즐길 수 있는 뮤지컬이다. 오히려 미국에서 아이들보다 어른 손님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라이온 킹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문화에 대한 이해는 계층적이고 일방적이다. 10대 아이들만 즐기는 문화, 40-50대만 즐길 수 있는 문화로 구분된다는 점이다. 이런 보이지 않는 문화 세대간의 벽은 많은 낭비 요소와 함께 비화합의 요소로 작용한다. 10대가 즐기는 문화를 40-50대가 즐길 수 있어야 진정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으며 이는 곧 그 사회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왜 세대별로 즐기는 문화가 구분되고 당연히 이 나이되면 이 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가?

끝으로 저자는 글쓰기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에 가장 좋은 방법과 훈련은 글쓰기이다.
그렇다고 훌륭하게 멋있게 글을 쓰라고 하지는 않는다. 다만 자신의 머리속에 있는 내용을 편안하게 글로 옮기라고 한다.
그러면서 간략하게 미국 사회의 지독한 글쓰기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많은 부분에서 공감할 수 밖에 없다. 입시 위주 교육에 휘둘려 정작 배워야 할 것을 못 배우는 우리 현실이 안타까워 보였다. 사회 생활하면서 가장 부족했던 점이 글쓰기 였기에 더더욱 미국식 글쓰기 교육은 부러울 따름이다.
또 여러 CEO들의 사례를 들어가면서 글쓰기의 강력한 효과에 대해 말하고 있다. 즉 백마디의 훈계나 훈시보다 마음에서 우러나 한 편의 글이 많은 이들을 감동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뉴욕, 아니 미국과 한국과의 문화적 사고와 마인드의 차이점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이런 차이로 인해 미국인과 한국인, 미국사회와 한국 사회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차이를 통해 우리가 극복해야 할 점을 시사해주고 있다. 문화적으로 앞선 미국에서 조차 문화가 강조되는 데 이에 미치지 못한 우리로서는 많은 부단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미국사회라고 우리처럼 일에 찌들지 않고 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문화를 대하는 태도와 사고 방식은 큰 차이가 있다. 이러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경쟁력은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개인의 문화적 감성, 사회 전체의 문화적 감성 발달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장과 경제적인 부를 누릴 수 있게 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