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유신을 말하다
학술단체협의회 엮음 / 나름북스 / 2013년 3월
평점 :
새 정부가 들어선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유신의 부활이네 독재의 귀환이네 말이 많다.
장관 후보자들은 유신과 516에 대한 단호한 입장 표명을 꺼리고, 유신독재에 대한 평가가 "잘한 점도 있고 못한 점도 있다"인 것이 가장 객관적인 것마냥 인식되고 있다.
이러다 정말 박정희가 역사상 가장 훌륭한 지도자로 남는 게 아닐지 무섭다.
극악무도한 사회 문화 언론 사상의 통제를 겪은 사람들, 인혁당 사건 관련자들이 멀쩡히 생존해 있는데도 왜 역사인식은 거꾸로 가고 있을까.
이 책에선 여러 분야로 유신 시대를 분석한다. 저자별로 편차는 있지만 비교적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박정희와 유신체제의 과오를 지적하고 있다.
박정희의 요정정치에 대한 부분은 소재가 다른 글들에 비해 신선해 인상깊었다. 오늘날 박정희 향수의 원인 분석과 대중 통제에 대한 부분도 흥미롭게 읽혔다. 근대화나 중화학공업화의 배경, 국내외 상황과 정치 역학관계에 따른 경제개발계획 추진 이유도 납득이 갔다.
유신시대의 부조리는 두고두고 읽히고 알려지고 기억되어야 한다.
역사에서 얻은 교훈을 앞으로 나아가는 데에 슬기롭게 써야 사람이다.
"그래도 박통이 경제 살린 건 잘한 일"이라는 편협한 주장에 답이 되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