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학기 밀리언셀러 클럽 63
기리노 나쓰오 지음, 김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기리노 나쓰오의 작품 중 처음 접한 것이 <아웃>인지라, 늘 사실적인 묘사와 비정하고 잔인한 설정을 기대하게 되는데 이번 작품인 <잔학기>가 제목에 미루어 특히 그랬다.

하지만 잔학기는 누군가 살해당하거나 시체를 절단하거나 강간당하거나 피가 튀는 일 없는, 어릴 적 납치당한 한 소설가가 남긴 원고를 통해 한 여성의 심리상태를 파헤치는, 비교적 차분(?)한 소설이다.

그러나 사실 '납치'와 '감금'은 잔인한 범죄이고 열 살에게의 일 년간은 더욱 그렇다. 때문에 이 기억을 품고 사는 피해자가 범인에게서 느낀 감정을 솔직히 들여다보는 게 당혹스럽기도 하다. 심지어 소설 속 소설의 화자, 즉 피해자는 "스톡홀름 증후군같은 것이 아니다"라고 선수를 치기도 한다. 주인공도 독자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감정을 깊이 인정하게 되는 과정, 그 심리상태의 묘사에 불편함, 혹은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기리노 나쓰오는 정말 그런 면에서 탁월하다는 걸 다시 한 번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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