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의 존재는 가시덤불 사이로 비추는 한 줄기 햇살처럼 동재에게 위안을 주었다.-13쪽
동재는 이메일을 쓰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전화 통화에서는 슬픔이든, 외로움이든, 그리움이든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목소리가 저절로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감정들을 문자로 옮기면 마음의 백만 분의 1도 표현하지 못하면서 낯간지럽기는 억만 배나 돼 다섯 줄을 쓰면 네 줄은 지우게 되었다-19쪽
민규의 말은 불길에 쓰러진 사람에게 휘발유를 붓는 격이었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공원에서 나뒹구는 낙엽이 마치 짓밟혀 찢어진 자신의 마음 같았다.-55쪽
"그게 누구의 잘못이라고 꼬집어 이야기할 수 있겠니. 그저 사람 대하는 일에, 사랑에 서툴러서 그런 것이지."-27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