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비의 하루 - 권력 아래 가려진 왕비들의 역사 하루 시리즈
이한우 지음 / 김영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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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왕비의 하루

왕권이 있던 우리나라에서는 왕의 아내를 왕비라 불렀다. 미국에서는 First Lady라고 한다. 미국 4대 대통령 제임스 매디슨이 처음으로 first lady라 불렀고, 대중화되어 쓰였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Mrs. President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이는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인 듯 정치에 간섭한다는 뜻도 있다고 한다. 또한, 대통령이 여성인 경우 남편을 first gentleman이라고 한다.

왕비라는 단어를 보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인자함, 고결함, 탐욕, 권력욕 등 이다. 대비되는 이미지가 함께 떠오르는 것은 왕비마다 색이 달랐기 때문일 것 같다. 문정왕후는 권력에 대한 탐욕이 많았고, 정순왕후는 평탄한 삶을 살지 못했기에 상반되는 이미지가 떠오른 것 같다. 왕권이 강하다면 당연히 왕비의 권력도 강하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일반 백성보다 못한 삶을 살았을 것이다. 궁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격식을 차리며 생활한다는 것은 창살 없는 감옥과 무엇이 다를 까 싶다.

책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성과 권력이 충돌한 경우, 대비와 서인, 그리고 절대군주의 탄생 그리고 외척간의 200년 전쟁.

폐비라는 말을 들으면 쫌 이상한 생각이 든다. 요즘에야 정치인들이건 기업가이건 연예인이건 이혼하고 자신의 삶으로 돌아가면 되는데, 이 당시에는 인생을 망치는 것이 폐비였다. 국가의 왕비였던 사람을 폐한다는 것. 왕의 아내가 되어 왕비라는 직함이 생겼는데 이를 없앤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유배를 보내기도 했다. 이거 참 멋 같은 경우다. 책에서는 폐비 윤씨의 이야기를 한다. 윤씨를 칠거지악 시부모에게 불순, 자식이 없음, 음행, 투기, 나쁜 병, 말이 많거나 말썽을 일으킴, 도둑질 을 이유로 폐하게 된다. 하지만 윤씨의 행동도 이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후궁과 잠자리를 하는데 급습(?)을 해버리니까. 지금도 저들의 행동에 이해가 되지 않지만, 이 당시의 행동들도 그리 이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정치에서 가장 궁극적인 목적은 power (권력)을 획득하는 것이다. 그러니 정치판을 보면 서로 물고 물리더라도 선거 때만 되면 대화합이라는 말을 들고 나와 손을 잡고 있지 않나. 똥물도 저런 똥물이 어디 있나 싶다.

이때도 마찬가지였다. 권력을 잡기 위한 외척이 그들이었다. 외척왕비의 친인척들이 권력을 잡을려고 발버둥치는 것. 사람 하나 심어놓고 지들은 권력을 잡을려고 난리를 치는 모습이라니.

하지만 왕비도 권력욕이 없었다고 할 수 없다. 권력을 잡지 않으면 죽는 이 구조에서 누가 자유로울 수 있을까?

정순대왕대비가 사적인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왕실의 어른으로서 공인의 모습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는 순조의 혼인 문제를 명쾌하게 해결한 것이다. (p 275)

어느 시대에나 정치 권력을 잡으려는 자와 이를 빼앗으려는 자들이 있다. 다만 이 책은 그 최고 권력자의 아내였던 왕비의 시각에서 쓰여진 책이다. 읽으면서 이런 일도 있었구나 라고 생각된 부분도 있고, 저자가 사실에 근거할려는 노력이 있어 부담스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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