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 꺼내 보는 아버지의 편지
마크 웨버 지음, 이주혜 옮김 / 김영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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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힘들 때 꺼내보는 아버지의 편지

가끔 보는 미드 중에 올모스트 휴먼(Almost Human)이 있다. 미래 세계에서 인간과 안드로이드 로봇이 파트너가 되어 범죄를 수사하는 미드이다. 얼마 전 이 미드에서 이런 대사가 나왔다. 아이 엄마가 납치된 상황에서 안드로이드 경찰이 묻는다. ‘만약 엄마가 사망했다면, 아이이게 어떻게 말해야 하죠?’, 인간 경찰이 대답한다. ‘더 좋은 곳으로 갔다고, 그렇게 믿고 사는게 좋은니까.’

그리고 이런 말을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그를 기억해주면, 되는 거야. 기억에서는 그 사람이 살아 있으니까’. 이후 둘은 대화를 하지 않다. 다행히 아이 엄마가 사망하기 전에 찾았고, 엄마는 자녀를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남치된 여성들의 피부를 이식 받은 여성 안드로이드는 폐기(?)처리 되어야 했다.

그때 여성 안드로이드가 경찰 안드로이드에게 물었다. ‘난 이제 어디로 가죠?’, ‘더 좋은 곳으로 갑니다.’, ‘그럼 당신도 오는 건가요?’, ‘내가 당신을 기억할께요.’ 이후 여성 안드로이드는 기능이 멈추게 된다.

TV나 영화를 보면 죽음을 아름답게 표현한다. 아름답다라고는 하지만 그 글을 쓴 시나리오 작가는 분명 우리 같은 사람이다. 아픔도 느끼고 상실감도 느낄 것이다. 그 아픔과 상실감을 절제해서 글을 쓴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다. 건강했던 미 육군 장교가 암에 걸려 죽어가는 과정을 아이들이게 남긴 글이다. 아내를 만났었던 일, 아이들이 태어나면서 겪었던 일 등을 아이들에게 남기려 했다. 암에 걸려보지 않은 사람은 암의 고통을 알지 못한다. 막연히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것이라고 상상할 수 밖에 없다. 저자가 쓴 자신의 투병을 보면 끔찍스러운 고통이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많은 양의 기록을 남겼다는 것에 대해서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을 것 같다.

책으로 출판되어서 그런지, 4개의 chapter로 되어 있다. 편지라는 제목이 있어서 이런 저런 이야기식으로 기술되어 있을 것 같았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오히려 개별 편지식으로 되어 있으면 감동이 더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책에 대해서는 뭐라 말을 하기 어렵다. 자신이 죽어가면서 아이들에게 남긴 글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쓰기도 그렇고, 감동이 있다 없다 쓰기도 그렇다. 아이들이 커가는 과정을 지켜보지 못한 아버지의 아픔이 있겠지만, 이 글을 보고 자라는 아이들은 아버지를 영원히 기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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