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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 반란 - EBS 다큐 프라임의 국내 최초 건강심리 실험보고서
EBS 다큐 프라임 <황혼의 반란> 제작진 엮음 / 비타북스 / 2014년 1월
평점 :
<황혼의 반란>은 EBS TV 프로그램인 <다큐
프라임>에서 국내 최초로 실시한 건강 심리 실험에 관한 보고서이다. 즉, 하버드대하교 심리학과 교수인 엘렌 랭어가 1979년 시도한 일명
'시계 거꾸로 돌리기 연구'에 의하면, 1979년 70대 후반에서 80대 초반의 노인 8명이 1959년으로 꾸며진 곳에서 일주일 동한 생활을
영위하고나서, 단 일주일만에 시력과 청력, 기억력, 악력 등이 향상되고 체중이 늘었다는 것인바, EBS 황인수 프로듀서는 이러한 실험을 국내로
가지고 와 또 다시 시도해 본 것이다. 결과는 1979년 랭어 교수가 미국에서 체험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피실험자들은 신체기능이
좋아졌으며 외모가 개선되었고, 생활에 활력까지 되찾았다.
내가 <황혼의 반란>을 읽으면서 충격적으로 받아들인
사실은,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해 건강과 생활의 질이 개선될 수 있으나, 그 간의 여러 연구 결과는 건전한 생활 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집단의
기대수명이 그렇지 못한 집단에 비해 불과 900일(약 2.5년) 정도밖에 길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다들 물론 운동과 식이요법의 목적이
단순히 수명의 연장에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수명에 관한 통계는 '건강한 삶' 자체에도 일정 부분 시사점을 던진다고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많은 비타민과 그 많은 운동에도 불구하고 2.5년이라니…짧지 않은 시간이기는 하지만 오늘날 의학을 비롯한 현대 과학, 기술들이 가지는
자부심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 느낌이다.
이런 상황에서 <황혼의 반란> 즉, '시계
거꾸로 돌리기 연구'는 물리적인 요소 이외에 '마음'이라는 요소가 노화와 건강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이때 '마음'이란
도식으로 표현하자면 크게 세 부분인데, 1. 의식의 집중, 2. 통제력, 3. 행복감 등이다.
나이가 들면 사람들은 날씨나 날짜, 기분 등과 같은 현재의
사소한 것들에 대한 관심이 점점 무뎌진다고 한다. 관심의 대상이 다른 것으로 옮겨간 것이라면 좋겠지만 많은 노인들은 그렇지 못하고, 그냥 현재와
관련된 대부분의 것으로부터 관심이 사라지는 것이란다. 그래서 매일 아침 '당신은 지금 몇 살인가?', '오늘 날짜를 연도와 함께 말할 수
있는가?', '오늘 날씨는 어땠나?' 등의 사소한 질문들에 답함으로써 현재에 보다 의식을 집중할 수 있다.
그리고 통제력은 어떤 상황이나 의견에 대해 스스로 판단을 하고
그에 맞게 행동하는 힘을 말한다. 대개 젊은이들은 봉사 내지 배려라는 이름 하에 나이든 사람들의 동의 없이 그들의 일을 대신 수행하곤 하는데,
사실 이는 그들의 선택권을 뺏는 것이나 다름없단다. 나이가 들어서도 내 일은 스스로 하도록.
마지막으로 행복감은 EBS 제작진 측에서 추가한 요소인데, 이때
행복은 주관적 안녕감으로서 삶의 주요 영역에 대해 스스로 내리는 평가나 삶에 대한 만족도를 반영한다. 그리고 행복지수가 높을수록, 면역력이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건강을 지킬 가능성을 높아진다는 것이다.
오늘날처럼 노인화가 가속되어 가는 상황에서 <황혼의
반란>은 단순히 내 노년기 통장 잔고를 걱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노인이 되더라도 행복하고 활기있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사회에서
낙인찍는 노인에 대한 기존 이미지 따위 벗어던지세요!"라고 외친다. 그리고 <황혼의 반란>은 노인기를 바라보는 우리 엄마,
아빠께도 선물로 한 권 드리고 싶은 책이다. 건강 심리학이라는 분야는 우리나라에 제대로 도입이 된 바도 없고 아직까지 생소한 분야이지만, 이
책과 같은 시도를 포함한 여러 의미있는 연구들이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는 듯 하다. 앞으로도 이런 분야의 책이 또 나온다면 계속해서 읽어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