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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 안에 있는 사람 상자 밖에 있는 사람 - 자기 기만과 자기 배반을 깨닫게 하는 리더십
물푸레 / 200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부제는 ‘상자 안에 있는 사람 상자 밖에 있는 사람’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상자 속에 갇힌 듯`, 전혀 말이 안 통하는 사람 때문에 어려움을 겪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회사 동료이고, 심지어 가족, 사랑하는 사람일 때도 있다. 책 속에 있는 다음 그림을 보면 그 내용을 조금은 짐작할 수 있울지도 모르겠다.

한 사람은 상자 안에, 다른 사람은 상자 밖으로 서로 나뉘어 상대방을 비난하고 갈등을 겪고 있다. 그렇다. 이 책은 바로 이렇게 상자 속에 갇혀 갈등을 겪는 이들을 위한 지침서이다. 책의 저자는 세계적인 경영컨설팅 회사인 ‘아빈저 연구소’로, 세계적인 석학들이 모여서 함께 펴낸 책으로 더욱 가치가 높다.
`상자에 갇히기`를 학술적으로 말하면, ‘자기기만’에 빠진 것이라고 한다. 자기기만. 언뜻 들어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어려운 개념이다. 지금까지는 학자들의 연구 영역으로만 여겨져 온 ‘인간과학의 본질적인 문제’이다.
자기 기만이 무엇이든, 이로 인해서 둘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게 되면 무조건 상대방을 좀 더 배려하고 경청하라는 단순한 지침을 넘어서, 이 책은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은 자기 기만에서 벗어나는 법을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삶 속으로 과감하게 끌어들어 쉽게 설명했다. 가상의 인물, 40대 샐러리맨인 `톰`의 일상을 소설처럼 펼처보여주어서,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세계 유수 회사의 실제 사례들을 바탕으로 만든 가상의 현실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다.
책이 말하는 ‘상자 밖으로 탈출하는 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사람들은 상자 안에 갇히면 다음의 3단계 특징이 나타난다.
1) 자기 자신의 문제를 만들고
2)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3) 그런 문제를 만드는 것을 멈추도록 그들을 도우려는 어떤 기도에도 저항하는 것
그 문제가 무엇이든, 나에게 문제가 있으며 그 문제를 만든 것도 나라니. 쉽게 인정하기 힘들다. 우리를 둘러싼 수많은 사람들과 환경을 몰라서 하는 소리가 아닐까. 이렇게 어느새 비난의 화살을 밖으로 돌리고 있는 당신이라면, 상자 안에 갇혀 있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자신이 상자 안에 갇혀있는지를 정말 알고 싶다면, 자신이 ‘상대방을 어떻게 바라보느냐’를 살펴보면 된다고 한다. 상자 밖에서는 내 자신과 타인들을 ‘있는 그대로, 즉, 같은 사람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일단 상자 안에 갇히면 상대방을 ‘단지 하나의 대상물에 불과한 것’으로 보게 된다. 가족이나 동료를 내 일을 방해하는 ‘장애물’이나 ‘골칫덩어리 문제아’로 비난해 온 당신이라면, 안타깝지만 이미 상자에 갇혀 있음을 인정해야한다.
상자의 존재를 인정했다면 다음 단계는 스스로를 상자에 가두게 된 이유를 이해하는 것이다. 원인을 알아야 그 해결책도 알 수 있다. 자기기만이라는 상자에 빠진 이유는 `자기배반` 때문이라고 한다. 풀어서 말하면, “다른 사람을 위해 내가 해줘야 한다고 느끼는 것에 반하는 행위"이다.
예를 들면, 한 밤중 아기가 깨어서 울 때 기저귀를 갈아주어야 한다고 느끼지만, 이를 무시하고 그냥 계속 잔다면 자기배반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일단 자기 배반을 하면, 그 다음에는 이를 정당화시키기 위한 ‘피곤하다’ 등의 이유를 찾게 된다. 결국,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현실 감각은 철저히 왜곡된다. 하루 종일 아이보기에 시달리다 잠든 아내를 ‘모성애가 부족하고, 이기적이며, 한없이 게으른 여자’로 바라보게 되는 것.
자기배반을 통해 자기기만에 이르고 시간이 지나게 되면, 상자의 특성들을 항상 지니고 다니게 된다고 한다. 무서운 일이다. 더 큰 문제는 상자 안에 갇힌 사람은 다른 사람들까지도 상자 안에 들어가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둘 다 상자 안에 갇혀 서로 상대방에게만 비난의 화살을 쏘아대는 아래 그림과 같은 상황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 해결책은 더욱 묘연하고 갈수록 상황이 악화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소모적인 갈등을 중단하고, 둘 다 상자 밖으로 탈출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흔히 다음과 같은 방법들을 떠올릴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대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 다른 사람들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것, 떠나기, 의사소통, 새로운 기술이나 기법을 동원하기. 내 행동을 변화시키기”
하지만 상자 안에서는 이 모든 것들이 전혀 소용없다. 방법은 단 하나. 먼저 자기기만이라는 상자를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것. 그리고 다음의 9가지 실천 사항을 삶 속에 끝임 없이 적용시켜야 한다고 한다.
- 완벽하려고 애쓰지 말라, 더 좋아지려고 노력하라.
- 아직 자기기만에 대해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상자`같은 단어를 사용하자 말라. 당신 자신의 삶 속에서 그 원리들을 이용하라.
- 다른 사람들의 상자를 찾지 말라, 당신 자신의 것을 찾으라.
- 다른 사람들이 상자 안에 있다고 비난하지 말라.
- 당신 자신이 상자 밖에 머물도록 노력하라.
- 상자 안에 있는 자신을 발견했을 때 스스로를 포기하지 말라, 계속 노력하라.
- 당신이 상자 안에 있었을 때, 그 사실을 부인하지 말라. 사과하라, 그리고 나서 장래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더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면서 다만 앞으로 계속 전진하라.
- 다른 사람들이 잘못하고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말라. 그들을 돕기 위해 당신이 올바르게 할 수 있는 일에 초점을 맞춰라.
-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돕고 있는지를 걱정하지 말라, 당신이 다른 사람들을 돕고 있는 지를 걱정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