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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ㅣ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로버트 먼치 글, 안토니 루이스 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00년 5월
평점 :
아주 얇고 가벼운 겨우 15쪽 짜리 동화책이지만, 이미 미국과 캐나다에서 무려 1500만부 이상 팔린 초베스트셀러라고 한다. 과연 읽어보니, 그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무서운 괴물이 등장하지도, 흥미진진한 줄거리도 없이 가슴 진한 감동을 전해주는 동화책이다. 이 책의 매력은 다음의 짧은 노래에 모두 담겼다. 이 노래로 시작해서 다시 이 노래로 끝을 맺으며, 매 장마다 후렴구처럼 반복되는 노래이다.
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어떤 일이 닥쳐도
내가 살아 있는 한
너는 늘 나의 귀여운 아기
이 네 줄의 노래 안에 이 책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 시작에는 방안을 기어 다니던 두 살 배기 아가를 품에 안고 부르는 어머니의 한 없는 사랑이었다. 아가는 점점 자라서 9살이 되고, 어느 덧 온갖 말썽을 피우는 어느 덧 십대 소년이 된다.
속이 상하고 늙어가지만 어머니는 매일 밤 아이에게 같은 자장가를 불러준다. 그리고 어른이 된 아들은 자신의 아기를 품에 안고, 그리고 늙은 어머니를 품에 안고서, 이 노래를 부른다.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단순한 내용과 반복되는 자장가이지만, 이 책에는 1500만 독자들을 사로 잡은 힘이 있다. 매일 밤, 잠들기 전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준다면 곧 그 힘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책 한권이라고 해봐야 15쪽이 전부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차례로 읽을 필요도 없으니 더욱 좋다. 정말 시간이 없다면, 아무데나 펼쳐서 한, 두 쪽 읽거나, 4줄짜리 자장가를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사랑을 전할 수 있다.
항상 시간에 쫓기는 맞벌이 부부들에게 이 책은 짧은 시간에 밀도 높은 사랑을 전할 최고의 해결사가 될 것 같다. 매일 밤 자기 전에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며,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라고 말해 보자.
실제로 아동학을 전공한 저자, 로버트 먼치는 유아원에서 매일 낮잠 자는 시간에 아이들에게 이 짧은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아이들에게 읽어주다 보면, 내 속에 숨어 있던 ‘어린 아이’를 보듬어 안는 효과도 누릴 수 있을 듯하다. 따뜻한 색감의 아름다운 삽화가 감동을 더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