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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 줍는 소년 3 - 세상의 모든 마법을 너에게
김이환 지음 / 황금가지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양말 줍는 소년을 봤다.
진짜 재미있었다. 최근에 읽은 소설인 '스켈레톤 크루'나, '용의 이'나, '오를라'도 충분히 재미있었지만 솔직히 양줍소보단 못했다. 대강 내 기억을 잣대로 양줍소의 재미를 평가하자면, 양말 줍는 소년은 눈물을 마시는 새 만큼 재미있었다.
사실 처음엔 유명 작가가 썼다는 것도 있고, 워낙 평판이 좋은것도 있어서 산거였다. 전작인 에비터젠의 유령을 읽었긴 했지만 사실 양말 줍는 소년이 크게 재미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여튼 기대치가 낮았기 때문에 양줍소는 보다 기대치가 높았던 책들이 읽힐때까지 책장에 꽂힌채로 꽤 기다려야 했다. 결국 오늘이 되서야 양말 줍는 소년을 읽게 되었다.
광고 문구에 나오는 단어나, 책을 훑으며 힐끗 본 소제목 때문에 나는 양줍소가 동화풍의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닌가했다. 아니면 비유와 상징으로 덕지덕지 붙여진 알듯 모를듯한 소설이 아닐까 고민하기도 했다. 사실 고민은 필요없었다. 책이 코앞에 있는데. 나는 책을 펴들고 읽었다.
부모님의 갑작스러운 이혼으로 흘러가는 이야기는 알 수 없는 엄마의 행동과 결코 엄마에게 보내려 하지않는 아빠의 태도, 그리고 여자친구 연두와 기린에 대한 이야기로 물꼬를 틔웠다. 나는 양말 줍는 소년에 빠져 들었다.
처음엔 물음표만 늘여놓게되는 환상세계가 소설의 후반부엔 읽는 이로 하여금 당연하다는 생각하게 하는게 놀라웠다. 환상세계라는 이름과 겉으로 보여지는 난잡함에 비논리로 일관할것 같은 세계였는데 한가지 질서로 통한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주인공에게 들이닥친 상황도 너무 재미있었고, 작은 사건과 큰 사건이 하나 하나 엮여가는 걸 바라보는것도 좋았다. 그냥 대사 하나하나가 다 재미있었다. 잔잔하던 소설의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출렁출렁하게 되는것도 신기했다. 그리고 주인공이 선택하고 만들어낸 소설의 결말에 감동했다.
남들 처럼 글재주가 없어 막연하게 '재미있다', '감동했다' 라고 해서 내가 느낀 재미와 감동을 이글로 전하지 못해 아쉽다. 이글을 읽는 당신에게 내가 느낀 감정을 그대로 전할 수 있다면, 당신 또한 양말 줍는 소년의 팬이 되어 콜린 작가의 다음 소설을 기다릴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