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링 코스모스 - 초끈 이론, M-이론, 그리고 우주의 궁극 이론을 찾아서
남순건 지음 / 지호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자연 과학은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 대한 궁금함을 풀고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무엇 가를 만드는 작업이라 생각한다. 물리학도 인간 스스로 자연 현상을 이해하려는 시도일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이런 물리학의 수많은 이론 중에 끈 이론을 설명하려는 책인 것 같다. 

  물리학에선 뉴턴역학,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 등 여러 이론으로 자연 현상을 설명한다. 하지만, 물리학자들이 보기에 모든 자연 현상을 설명할 궁극의 이론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만들어낸 게 끈 이론이다. 옛날 사람들은 물, 흙, 불 바람으로 세계가 움직인다고 생각했고, 요즘 물리학자들은 중력, 전자기력, 강한 핵력, 약학 핵력으로 세계가 움직인다 생각한다. 그래서 네 가지 힘을 한꺼번에 표현할 수 있는 이론이 있다면 자연을 전부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글쓴이는 끈 이론이야말로 네 가지 힘을 동시에 설명하는 이론이라 주장하고 끈 이론을 대략 이해시키려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끈 이론이 어떤 건인지 대략 맛볼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이 점이 이 책의 유일한 미덕이다.  

 글쓴이는 모든 사람이 물리 현상에 궁금해할 것이라는 오만한 생각에서 책을 시작한다. 하지만, 배부르고 등이 따뜻하고 보통 이상의 지적 능력을 갖춰야 학문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스타크래프트에도 공식이 존재하는데 과연 글쓴이는 하나라도 알고서 저런 생각을 한 것일까. 물리 현상 이외에도 우리가 호기심을 가질 만한 게 너무나 많은 세상이다. 또 다른 오만함은 물리학이 만들어낸 모든 결과물을 좋게 생각하고 자부심을 느낀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핵폭탄과 원자력의 나쁜 점은 생각도 안 해 보는 것 같다. 글쓴이는 독자층을 전 국민으로 잡는 과도한 욕심 때문에 글의 난이도와 짜임새, 말투가 중구난방이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아서 글의 흐름을 뚝뚝 끊어가며 중요하지 않은 신변잡기로 내용을 채운다. 그렇다고 신변잡기가 끈 이론을 이해를 돕지도 않는다. 자신이 누구랑 밥 먹고 이야기를 한번 해 봤는지에 대한 자랑이 대부분이다. 하찮은 신변잡기에도 동서양 차별이 존재해서 서양의 물리학자는 태어난 도시와 생년 월일까지 정확히 이야기하면서 중국 과학자는 두루뭉술 중국에서 태어났다고만 이야기한다. 논문처럼 글을 써서 읽은 이를 더 불편하게 하고 인용한 사진과 그림은 짜깁기를 해서 질이 떨어진다.  

  책 속에 글쓴이 닮고 싶은 폴 디랙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그는 구소련을 방문했을 때 자신의 물리학에 대한 철학 강의 중 “물리학의 법칙은 수학적 아름다움과 단순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라고 칠판에 적었다. 그리고 과학과 시를 비교하면서 과학은 가능한 많은 사람들을 이해시키려고 하는 반면 시는 정확히 반대로 가능한 적은 사람들을 이해시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글쓴이는 자신이 가장 닮고 싶은 사람의 정반대로 행동한다. 읽는 내내 끈 이론에 대한 내용은 그럭저럭 볼 만 했지만, 한국 교수 특유의 자랑질은 고통스러운 고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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