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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벌 서는 방법 ㅣ 섬집문고 8
유지은 지음, 우현아 그림 / 섬아이 / 2009년 12월
평점 :
친구가 미울 때 읽는 시
친구가 없는 세상
얼마나 심심할까?
그건 아마도
별 없는 밤하늘처럼
아이스크림 없는 여름같이
만화프로 없는 텔리비전처럼
시시할 거야
생각해 봐.
혼자 앉아 공부하는 교실.
혼자 하는 축구.
혼가 가는 소풍.
재미없겠지?
뭐든지 친구가 있어야
신이 나는 걸
혹시 너 지금도
같이 어깨동무하고 뛰어 놀
친구가 필요한 거 아니야?
재밌게 벌 서는 방법
나는 두 손 들고 벌 설 때
만세 부른다고 생각해요.
이런 것쯤 아무것도 아니야.
기죽지 않아.
지금 나는
내가 최고라고 외치는 폼이잖아!
이 순간
발에 로켓 추진기가 있어
하늘로 쓩 날아오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만화 주인공처럼
먼 우주까지 날아갈 수 있을 텐데.
벌 서는 시간 동안
그래도 내 마음은
먼 우주의 별을 꿈꾸고 있다.
대단해
병찬아, 넌 참 대단해!
넌 축구를 얼마나 잘하는지
아마 세계적인 축구선수가 될 거야 .
한비야, 너도 참 대단해!
넌 얼마나 신 나게 노는지
너랑 같이 놀면
시간 가는 줄도 몰라.
성호야, 너도 참 멋져!
난 얼마나 잘 웃는지
방글방글 웃는 네 얼굴 보면
나도 저절로 웃음이 나.
너도 참 대단한걸!
내가?
친구들 좋은 점 찾아
칭찬해 주눈 너
우리를 기쁘게 해 주는 너야말로
정말 대단해!
딱 하루만
딱 하루만 엄마랑 나랑
바꿔서 살아 보면 좋겠다.
그럼, 나는 아침이면 더 자겠다는 엄마
엉덩이를 두들겨서 깨우고
먹기 싫은 반찬 숟갈에 올려 주며
꼭꼭 씹으라는 잔소리도 해야지.
학교에 다녀오면
놀 틈도 없이 숙제를 시키고
피아노, 영어 학원에 줄줄이 보낼 거야.
이렇게 딱 하루만 바꿔 살아 보면
엄마는 내가 얼마나 힘든지 알 거야.
내 마음을 이해하게 될 거야.
그런데 엄마가 이러면 어찌지?
"너도 엄마 돼 봤으니 엄마 맘 알겠지?"
형다워야
삼학년이 되었지만
키자 작아서
내 별명은 '땅꼬마'
일 학년 아이가
내 옆에 서 보더니
"나보다 작아서
형이라고 하기 싫어."
입을 삐죽거린다.
이름표를 보니
내 동생이랑 같은 반.
꿀밤 한대 먹이는 대신
사탕 한 개 주었더니
그 아이 뛰어가며
"형 맞나 봐. 형이야!"
추억
아빠!
아빠의 어린 시절 추억에는
제가 부러워하는 아이가 살고 있네요.
냇가에서 물고기 잡기
아슬아슬한 동굴 탐험
꽝꽝 얼음 언 논에서 썰매도 타고
쥐불놀이도 했다죠
아빠 얘기 듣고 있으면
흰 눈 덮인 산에서
토끼 잡으로 뛰어다니는 아이가
눈에 선해요.
아빠!
그런데 제가 나중에 커서
어른이 되면
"아빠는 어렸을 때
학원에 다니고
공부하느라 바빴단다."
이런 얘기만 하면
정말 재미없겠지요.
그렇지요? 아빠!
엄마도 일 학년
입학식에 입고 갈 옷
방문 앞에 걸어두고
하루에도 몇 번씩 쳐다보며
방긋이 웃고
새로 산 책가방
자꾸 메 보라고 하더니
이러 보고 저리 살피고
"너 잘 할 수 있지?"
나를 꼭 안아주는 엄마.
콩콩 뛰는 엄마 가슴
학교는 내가 가는데
엄마도 꼭 일 학년 같다.
리모컨 팝니다.
<엄마 채널>
1. 뽀뽀해 주세요.
2, 맛있는 거 해 주세요.
3. 칭찬해 주세요.
4. 내 얘기 들어주세요
<아빠 채널>
1. 함께 놀아 주세요.
2. 재밌는 이야기해 주세요.
3. 숙제 도와주세요.
4. "사랑해" 하고 꼭 안아 주세요.
<특징>
이 리모컨은 건전지가 필요 없음.
간절한 마음으로 눌러야 작동이 잘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