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보다 어려운 이별 / 최영호


폐허의 가슴,
갈라진 틈새마다 바람이 일었습니다
상처의 옹벽 더듬어
대못을 치고
바람 속으로 걸어가는 그대,
그대의 얼굴엔 표정이 없습니다
소지를 올리듯 불붙여 태웠던
애틋한 시간들,
이제 전설처럼 아득한 기억이 될까
손바닥에
한 겹 빗금으로 내려앉아
추억의 잔금 위를 구르는
마지막 눈물의 속살
말 없는 그대,
사랑보다 더 어려운 것이 이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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