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라이 1
미우라 노리코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00년 10월
평점 :
절판


나를 미우라 노리코의 작품세계로 인도해준 고마운 작품. 처음엔 그림이 허접하고(이런류의 노련한 그림체를 좋아하지만 좀 심했다) 대사량 또한 빈약해 망설였지만(돈 아깝지 않은가!) 독자들의 호평에 도박하는 셈치고 빌려 봤다. 결과는 대박~!스토리는 진부 그 자체다. 킹카에 여자를 엄청 밝히지만 사실은 여자불신인 남자주인공 신. 반대로 성실하고 다부진 여주인공 사쿠라는 같은반의 신이 눈의 가시지만 둘의 부모님이 재혼을 하게되는 바람에 함께 살게 된다. 기대하지 않았던 신의 배려심과 매력에 사쿠라는 급기야 신을 사랑하게 되지만 진지한 연애를 거부하는 신 때문에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고 고민하다 신또한 사쿠라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깨닫고 커플이 된다는 그렇고 그런 얘기.

그럼 이렇듯 흔해 빠진 설정에도 불구하고 왜 그렇게 재밌는 걸까? 그건 평범하지만 똑 부러지는 여주인공이 근사하지만 문제가 많은 남주인공을 갱생시키고야 만다는 ‘바람둥이 길들이기’ 스토리가 여성들의 대리만족을 충족 시켜 주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뭐니뭐니 해도 싸구려 재료를 가지고도 기똥찬 요리를 한그릇 뚝딱 만들어내는 노리코 미우라의 타고난 손맛 때문일 것이다.

신이 광고모델로 발탁 됐을때 이야기가 연예계로 빠지는 건가 했으나 그런 예측은 얼굴말곤 아무것도 볼게없다라는 식으로 인식되는게 싫다는 신의 시큰둥한 말 한마디에 무참히 깨지고 아슬아슬한 순간엔 사쿠라가 신을 주먹으로 한대 뻥 치게 한다거나 하는 무식한 방법으로 해결하는데 참 간도 잘 맞추고 불 조절도 잘한다. 읽다보면 작가가 계획적으로 스토리를 진행시켜 나간다기 보단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만들어 나간다는 느낌이 강한데 계량 기구의 도움 없이도 좀처럼 실패하지 않는 게 신기하다 . 양념도 조금씩이 아니라 뭉텅뭉텅 넣고 불도 확 올렸다 줄이는 등 요리 스타일도 굉장히 경쾌하며 미각마저도 별나서 순정만화치고는 드물게도 꽁트같이 우스꽝스런 표정과 대담한 동작으로 승부를 건다.

그렇다고 <키라이>를 단순히 흥미위주의 만화로만 볼 수가 없는건 인간의 심리가 무척 잘 묘사되어 있단거다. 마더 컴프렉스를 앓는 신의 사쿠라의 대한 병적인 집착. 둘의 관계를 방해하는 건 결국 제 삼자가 아니라 바로 신 자기 자신이다. 그런 의미에서8권은 신의 혼자서기 연습 과정일지도 모른다.일본에서는 2003년 1월에 9권이 나왔다는데 보고 싶어 미치겠다. 과연 미우라 노리코가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 Ps :왜 이렇게 별점이 낮은거지? 만점 주면 평균이 올라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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